생태공원에 벌레가 득실득실…‘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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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원에 벌레가 득실득실…‘무슨 일이?’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08.3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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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 현상에 돌발해충 창궐
‘기후위기’에 관심 가져야
거창생태공원 내 개수대까지 벌레가 득실거리고 있다.
거창생태공원 내 개수대까지 벌레가 득실거리고 있다.

 

연꽃이 필 시기를 맞아 사람 발길이 머물러야 할 ‘거창 생태공원’에 고사 한 것 같은 나무와 징그러운 벌레들이 가득해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돌발 해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원인이다.
  최근 이상기후 현상이 반복되면서 거창에까지 돌발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이 대량 발생해 거창군이 긴장하고 있다. 산림해충으로 알려진 미국흰불나방이 이상고온 현상으로 대량 발생해 생태공원은 물론 시민들이 많이 찾는 강변 산책로, 공원 등의 가로수에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시민단체 푸른산내들에 따르면 기온이나 천적감소 등 특정조건이 충족되면 돌발적으로 대발생하는 해충을 돌발해충이라 하며, 그중에서 미국흰불나방은 뽕나무 잎을 주로 먹지만, 먹을 게 떨어지면 벚나무 등 인근 나무와 한두 해살이 식물 잎까지 모두 먹어치운다고 한다. 특히, 잎맥만 남기고 모두 먹어치우는 데다 나뭇가지 속에 알을 낳아 나무의 성장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또, 유충의 몸에 붙어 있는 긴 털이 사람 피부에 접촉하면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한다.
  돌발 해충 발생에 따라 거창군은 지난 12일부터 지금까지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거창군에 따르면, 미국흰불나방은 거창읍과 남상면, 남하면 일대에 집단 발생했고, 사과테마파크, 생태공원에서부터 창포원으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거창읍·남상·남하·주상·가조면 내 가로수 등에 대한 방제를 마쳤다.
  군은 경과를 지켜본 뒤 상황에 따라 다시 방제에 나설 예정이다.

이상기후 현상에 관심 가져야
  한편, 돌발 해충이 급증한 것은 봄철 이상 고온 등 이상기후 현상의 반복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겨울과 봄 모두 따듯한 고온 현상으로 월동난(卵) 발생이 많아진 데다 부화 시기도 앞당겨져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
  농촌진흥청이 해충인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해충 개체 수의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먼저 겨울철 평균기온이 높아질수록 성충의 출현 시기가 빨라졌고, 세대수가 증가하며 개체수가 늘어났다. 노린재는 보통 2~3세대만 발생하는 종인데, 기온의 상승으로 성장에 필요한 온도가 길어지면서 4세대 이상으로 증가하게 됐다. 결국 더 많은 개체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미국흰불나방뿐만 아니라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매미나방 등 다양한 돌발해충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피해를 입히고 있는 만큼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푸른산내들 이순정 대표는 “돌발 해충 발생 이후 방제도 중요하지만, 이 사태의 원인인 ‘이상고온 현상’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거창군이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를 지키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시민들도 동참해 이러한 피해를 줄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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