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91)「뛰어라 메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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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91)「뛰어라 메뚜기」
  • 한들신문
  • 승인 2021.08.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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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이정윤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 정근 옮김 / 보림 / 1996.09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 정근 옮김 / 보림 / 1996.09

 

그래서 어느 날 메뚜기는 

삶은 늘 불안과 긴장의 연속일까요? 삶은 정말로 그런 것일까요? 언제 죽을지 몰라 무섭고 두려워 숨어만 지낸 메뚜기가 있었어요. 과연 이 메뚜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신가요?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조그마한 수풀 속에 메뚜기 한 마리가 숨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아주 무서운 녀석들이 메뚜기를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었지요.

  그림은 두 쪽 면을 다 사용해서 한 화면으로 담고 있어요. 두꺼비 녀석이 메뚜기를 아그작 먹고 있는 중이고요. 우리의 주인공 메뚜기는 나뭇잎에 매달려 간신히 숨어있어요. 수풀을 동그라미, 세모 모양으로 단순하게 표현하고 있고요. 붓으로 거칠고 힘차게 그렸어요.

  그래서 메뚜기는 날마다 날마다
  깜짝깜짝 놀라면서 살았습니다.

  사마귀에게 몸이 동강 나고 거미줄에 꽁꽁 묶여 있는 다른 메뚜기들이 보입니다. 우리의 메뚜기는 겨우 목숨을 건졌군요. 이렇게 겁먹고 사는 것이 싫어진 메뚜기는 단단히 마음을 먹습니다. 

  메뚜기는 커다란 바위 꼭대기로 나와 대담하게 햇볕을 쬐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하면 금방 남의 눈에 뜨여 잡아먹힌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에요.

  어머나, 이제 어떻게 되었을까요? 
  맙소사, 뱀에게 들키고 말아요. 뱀이 잡아먹으려던 순간 사마귀도 메뚜기에게 달려들었어요.
  이때 메뚜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온 힘을 다해 펄쩍 뛰었습니다. 
  그 바람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뱀은 온몸이 우그러지고 사마귀는 산산조각이 나요. 힘차게 펄쩍 뛰는 메뚜기의 위력을 어찌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림을 보시면 뱀의 우그러지는 모습이 웃겨서 한참 웃을 거예요. 산산조각이 난 사마귀의 표정도 재밌어요. 제목처럼 ‘뛰어라 메뚜기’하고 응원하게 되는군요. 메뚜기는 위로 위로 올라갑니다. 날아가는 새는 총알을 맞은 줄 알 정도였고요. 구름을 뚫고 하늘 끝까지 올라가요. 이 장면들은 ‘쌩’하고 날아가는 위력이 느껴지게 선을 잘 사용했어요. 메뚜기도 아주 크게 그려져 있지요. 나는 숨어만 살던 메뚜기에게 벌어진 놀라운 일 때문에 입을 다물 수가 없더군요.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제는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메뚜기는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요. 이렇게 메뚜기가 죽는 건 아닌가 싶어 가슴이 조마조마하더군요. 그러나 우리의 메뚜기는 자기 등에 있는 날개가 생각났어요. 더는 살 길이 없다고 생각한 순간, 온 힘을 다해 날갯짓을 해요. 

“아니 저게 뭐야. 뭐가 저렇게 날아?” 잠자리가 사뿐 날아들며 메뚜기를 비웃었습니다. 
“하하하, 저런 엉터리 날갯짓!” 나비들이 나풀나풀 가볍게 날면서 떠들어댔습니다.

  메뚜기는 누가 뭐라 해도 날 수 있는 기쁨에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날아갔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메뚜기를 표현하고 있는 그림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그 전 장면들에서는 여백을 흰색으로 비워두었는데 이제는 여백을 태양빛의 노란 원으로 나타내거나 바다의 파란빛으로 열정적인 빨간빛으로 강렬하게 쓰고 있어요. 자신의 경험으로 내면의 차오름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멀리멀리 날아가던 메뚜기는 맨 마지막 속지를 보면 짝을 만난 걸 알 수 있어요. 다행이라 생각되어 미소가 지어집니다. 더없이 다정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메뚜기가 용기를 내어 행동한 순간,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이 극명하게 달라져요.

  우리에게도 힘이 있겠지요? 남들이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날개일지라도 내 힘으로 날 수 있는 날개 말이에요. 우리 모두 가야 할 길을 용감하게 가보는 것을 그려봅니다. 간결한 글과 선 굵은 그림으로 깨달음을 주는 그림책, 『뛰어라 메뚜기』 
  이 책처럼 주문을 걸어보아요. 뛰어라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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