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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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박연희
  • 한들신문
  • 승인 2021.09.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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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청년들을 위해 정보를 문자로 보내주는 역할이 생기길”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거창에 온 지 17년이 된 아이 3명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저는 진주에서 서울로 가고 싶은 마음에 졸업하자마자 바로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했었습니다. 서울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결혼하고 1년 후에, 간호사로 5~6년쯤 중환자실에 근무하면서 너무 힘이 들던 때였는데 마침 남편이 거창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저는 ‘거창에 갔다가 다시 서울에 오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을 그만둘 수 있는 핑계가 생겨서 거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거창이란 곳을 오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네 번이나 내려왔는데도 읍내에 집이 없어 구하지 못해 꽤 고생했습니다. 남편도 강원도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고,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땅을 직접 밟고 살면 좋을 것 같아서 아파트보다는 주택을 찾기로 했고 마리면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Q> 지금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책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이와 책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만의 작은 공간에 내 책들을 책꽂이에 꽂아 두고 조용히 책을 읽고 차도 마시고 사람들과 소통도 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이 생겼습니다. 마침 남편이 잠깐 일을 쉬는 기간이 생겨서 지금이 아니면 다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년 12월에 ‘책방소문,’을 열게 되었고 책방지기를 맡고 있습니다.
  어릴적부터 책을 읽고 싶었으나, 매번 책을 구매하기 어려운 형편이라 진구 연암도서관이 저의 놀이터였습니다. 서울 병원 근무 시절에는 병원 옆 ‘영풍문고’에서 책 읽는 것으로 삶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농담 삼아서 ‘좀만 있으면 책방 차릴거야, 10년 뒤에 내 모습일 거야!’라고 내뱉었는데, 이렇게 실현이 되었습니다.
  아림초 옆에 ‘별글’라는 작은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책과 함께할 수 있는 독서 논술 쪽으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별글 쌤’으로 불리기도 하고, 또 새롭게 더해진 ‘책방소문,’의 ‘책방지기’라는 말을 듣는데, 그게 참 좋습니다. 또 한마음도서관에서 외부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소소하게 아이들 3~4명 모여서 책 이야기를 나누고 그 외 독서 활동, 만들기, 수다 떠는 시간 등의 활동을 합니다.

Q> 왜 청년들이 나가는지 아시나요?
A> 저도 진주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갔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 말씀드리자면, ‘시야와 시선’은 정말 무시를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제 남편도 2학급밖에 없던 강원도 시골에서 고등학교는 시내로 다녔는데 그때 느꼈던 좌절감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거창은 도시에 비해서 좁은 시야와 경험할 거리가 부실한 점이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여자 중학교에 수업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나중에 청년이 되면 거창을 떠냐고 싶냐는 물음에 거창은 그냥 좁고 답답하고 심심하고, 놀 만한 데가 없다며 20살이 되면 큰 도시로 떠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다른 군 단위보단 큰 편이긴 하지만 도시를 따라잡을 수 없는 게 많다는 게 참 슬픈 현실입니다. 일자리, 문화시설이 부재하고, 신문화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지고 내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펼칠 수 있는 통로가 없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Q> 거창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A>주변에 추억이 될만한 장소들도 많고 여유롭습니다. 또 초록이 주는 싱그러움과 맑은 하늘입니다. 도시와 달리 시간을 내지 않아도 어디를 나가도 싱그러운 농촌을 체험할 수 있어서 눈이 즐겁습니다. 
  단점은 외지인이 거창에 정착을 할 때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는 사람들만의 공간에서 자리 잡기까지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지인이 정착을 할 수 있도록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분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거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제가 살고있는 마리면에서 흙과 가까이 사시던 분들이 땅을 시멘트로 덮고, 어느 때는 화물차가 수십 대 와서 큰 소나무들을 며칠에 걸려 베어 가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저는 거창이 완전한 도시화가 되지 않을 거라면 농촌으로서의 고유성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Q> 거창의 청년정책애 대해 아는게 있다면요?
A> 우선 군에서 청년 관련 정책이 나오면 처음에는 공지사항이나 홍보물처럼 많은 정보를 띄우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소식은 딱히 보이지가 않습니다. 솔직히 청년정책이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등록금을 비롯해서 너무 힘들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 있다면 몰라서 지원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기지 않게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사업이 있으면 그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군청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알림이 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지역 청년들에게 조언이 될 말씀을 해주신다면요.
A> 일단 궁금하면 해 봐야 합니다. 삽질이라도 하다 보면 비슷한 결이라든지 언저리에 다른 삽질들이 더해집니다. 그러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때 이전에 삽질했던 게 튀어나와서 나에게 플러스가 될 수가 있습니다. 뭔가 해볼 기회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궁금하면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누릴 기회가 많아져서 그 기회들을 최대한 다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언택트 플랫폼을 활용하면 교통비나, 시간 투자를 적게 하면서도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들끼리 소통을 통해서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현실을 바꾸고 싶다면 밖으로 뛰쳐나가서 무엇이라도 찾아보고 두드려보기를 바랍니다. 도전하면 이룰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청년”이잖아요!

Q> 요즘 관심 있는 취미가 있다면요.
A> 취미는 내 마음이 땡기는 전문적이 아닌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방지기와 별글쌤을 하면서 노동의 의미도 더해지지만, 여러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아이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면서 와닿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만나는 분들과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얘기 나눠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고 뭔가 스트레스받거나 짜증 날 때도 책을 읽으면서 정화 되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앞으로도 쭉 책 읽기를 취미로 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A> ‘책방소문,’의 책방지기로 계속 자리잡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타 지역에 독립서점을 갔다가 너무 좋아서 내년에 다시 가봐야지 하고 가면 사라진 곳이 정말 많습니다. 사실 작년에 제가 독립서점을 오픈한다고 했을 때부터 아직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하고 싶은 이유는 제 간판에 보시면 ‘책방소문,’ 글자 옆에 쉼표가 하나 있습니다. 그 의미는 여기 와서 쉬어 갔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소문’이 ‘소소한 문답’이라는 뜻도 있는데, 여기 와서 소소하게 자신의 고민도 털어놓고 갈 수도 있고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책들도 있으니까 어떤 때라도 이곳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쉼터가 되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이 서점을 계속 운영하고 싶습니다. 
  또 저는 제 서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도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 몇 달 되지 않았지만 그림책 출판사와 연계해서 거창에 원화전도 가지고 오고, 작가님과의 만남도 주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열심히 발로 뛰어서 ‘책방소문,’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누구나 오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진다면 오프라인으로 책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독서 낭독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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