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해플스팜사이더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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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해플스팜사이더리를 찾아서
  • 백종숙 이사장
  • 승인 2021.11.1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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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백종숙

※이사장의 인터뷰는 거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거창의 가을을 보려면 해플스팜사이더리를 가보라.” 서울에서 귀농하신 지인이 했던 말이다. 48년생 사과나무를 배경으로 양조장과 시험하우스가 있는 국내 최초의 팜 사이더리, 해플스를 찾았다. 2층 테라스에서 올라서면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우두산, 금귀봉, 양각산, 감악산, 뒤로는 아홉산)과 읍내가 한꺼번에 들어온다. 어떻게 이곳에 사과술 양조장 사이더리를 세울 생각을 했을까? 유영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는 길: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갈지2길 192-8
가는 길: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갈지2길 192-8

 

▶해플스팜사이더리(이하 해플스)는 사과술 양조장이라고 알고 있는데 독자를 위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사이더(Cider)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즐겨 마셨던 저알콜 음료로 탄산이 들어 있는 발효술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시드르(Cidre), 스페인에서는 시드라(Cidra), 독일에서는 아펠바인(Apfelwein)이라고 부르고, 일본과 우리나라만 착향 탄산음료를 사이더라고 부릅니다. 
  한마디로 와이너리(winery)가 와인을 만드는 양조장이듯이, 사과즙을 짜서 만든 탄산음료를 사이더리라고 합니다. 해플스에서 만든 사이더는 2.5도에서 6도로 맥주보다 약하거나 맥주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저알콜 사과 발효음료라 보시면 됩니다.

시음장(카페)에서 내려다 본 양조장
시음장(카페)에서 내려다 본 양조장

 

▶해플스팜사이더리 이름이 좀 어렵거든요. 명칭에 대한 설명을 해 주세요.
  해플스는 해피 피플(행복한 사람), 해피 애플(행복한 사과)을 조합해서 만든 브랜드 이름이에요. 팜사이더리는 사과나무 과수원, 저는 사과나무 숲이라고 하는데요, 사과나무 숲 곁에 있는 양조장을 의미합니다. 사이더를 생산만 하는 시설은 대한민국에 몇 곳이 있습니다만, 팜 사이더리는 사과 과수원과 함께 양조장을 하는 곳으로 국내에서 해플스가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브랜드 이름은 젊은 감각을 가진 딸이 지었는데, 거창에서 생산한 사이더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꿈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죠.

해플스사이더리
해플스팜사이더리

 

▶어떻게 사과를 재배해서 발효시키는 양조장과 카페를 열 생각을 하셨나요?
  거창이 사과의 주산지인데 외지에서 사람들이 오면 “거창사과 유명하다는데 볼 거 뭐 있어? 먹을 거는 뭐 있어?” 참 그게 궁한 거예요. 거창이 전국 사과 생산의 10%, 경남 사과의 60%를 차지하는 주산지인데 사과를 주제로 볼거리, 먹을거리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런 것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했죠. 거창의 과수원에 사이더리를 세우고 거창에서 생산한 사과로 ‘애플 사이더’를 만들어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하고, 거창 사과를 소개할 생각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사과밭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사과밭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저희 과수원의 사과나무는 48년 된 나무예요. 48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람이 가지 치고, 가지를 유인하여 멋진 수형의 사과나무를 만들었죠. 저는 사과나무 숲이라 부르는데 앞으로 이런 밭은 나오기 힘들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심은 나무는 뿌리가 약해서 나이 든 나무로 성장하기 힘들죠. 또 대부분 나무가 15년 정도가 되면 수확이 적으니까 교체를 합니다. 지금 거창에서 이 밭처럼 오래된 사과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은 드물 겁니다. 
  오래된 정원처럼 이곳은 오래된 과수원의 정취를 느끼고, 가족이나 연인이 와서 사진도 찍고 즐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생산에 최적화된 사과밭은 사람들이 즐기고 느끼는 새로운 경험을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거든요. 사과명산지, 주산지인 거창에 이런 밭 하나쯤은 계속 남아 있어야 되지 않나? 경제적으로 크게 덕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 지역의 농업 문화유산으로 계속 유지해보려고 합니다. 

▶해플스는 경남도농업기술원과 거창사과이용연구소 등 민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사업이라 알고 있는데 준비과정을 말씀해 주세요.
  해플스는 농촌자원복합산업화지원사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사이더가 탄생하기까지 경남도농업기술원 거창사과이용연구소와 협업하여 사이더 상업생산과 품질유지 연구, 관련 기술과 양조설비를 구축했어요. 국내에서 재배하는 사과 품종을 대상으로 양조 시험을 진행해 품종별로 특성을 반영한 제조방법을 개발 중입니다.
  양조 전용 사과 품종을 연구해서 농가에 보급할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열매솎기와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농약도 기존 과원보다 줄이고, 수확도 기계로 해서 농촌의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과의 주산지인 거창지역에서 ‘해플스’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요? 
  지난해 자체 생산한 사과 외에도 상품성이 떨어져 수익이 없는 작거나 흠이 있는 사과를 인근 사과농장에서 사 들였습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도 양조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죠. 사이다를 생산하며 사과농가의 소득증대와 더불어 다양한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우리 지역에서 지역을 알리고 소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사이다는 일반 탄산수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해플스에서 출시되고 있는 사이더 제품을 소개해 주세요.
  Sweet(스위트:달콤한) 3%, Standard(스탠다드:보통) 4.5%, Dry(드라이:달지 않은) 6% 이렇게 3가지 종류가 있어요. 발효된 사과에 탄산이 녹아있는 스파클린 사과주스를 고객이 가장 선호합니다. 매장에서는 샘플러를 주문하면 3가지 도수를 맛볼 수 있고, 병으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사이더 제품
사이더 제품

 

  사이더하우스 옥상에서 보는 거창 풍경은 사계를 담고 있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다는 사과 숲 공원에서 거창의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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