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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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 한들신문
  • 승인 2021.11.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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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평화교회 목사 전기호

 

나와 다른 모습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보면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더 나아가 폭력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차이점을 내포하고 있는 세상에서 그 차이들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상대방에게서 배우려고 하는 태도는 자신을 인격적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무시하고 폭력을 가하는 행위는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상대방에게도 상처를 주는 어리석은 일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서로 다른 차이점들을 배우면서 인격을 고양하는 것이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 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기와 다른 차이를 최대한 포용해서 자기 인격을 높이는 일에 힘써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도 얼마나 많은 차별이 있기에 ‘차별금지법’이라는 것이 생기겠는가. 이미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7번이나 국회에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무시당해 온 법안이다. 올해 지금도 몇몇 국회의원의 발의가 있었으나 아직 국회 상임위에 배정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의 국민 여론을 무시한 직무유기에 해당되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지난 10월 12일부터 부산에서 서울 국회 앞까지 약 한 달간 500km 평등길 도보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화) 도보 팀들이 대구에 도달해서 경북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계속 서울을 향해 행진했다. 언제까지 시민들이 이렇게 힘든 발걸음을 해야 국회의원들이 알아듣고 움직이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성명서에 있듯이 이들의 길고 힘든 한 발 한 발의 움직임은, 출발선에서 미적대는 국회가 걸음을 떼도록 촉구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된다. 작은 발걸음들이지만 그 무게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디 국회가 그 무거운 발걸음 소리를 알아듣고 행동에 옮기기를 바란다. 

  특별히 이번 기자회견에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이 참여했다. 최근 경북대 유학생 무슬림들이 주축이 되어 대학 인근에 이슬람 사원을 지으려는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건축이 중단되고 있다고 한다. 합법적인 건축 승인을 얻었고, 심지어 법원이나 국가인권위원회조차 건축을 계속할 것을 권고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차이를 포용 못하고 차별하는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종교, 인종, 직업, 성별, 지역 등 아직 우리 사회에 수많은 차별이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다. 참다운 선진국은 국민소득이 높거나 수출액이 많거나 군사력이 뛰어나서가 아닐 것이다. 수많은 차이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얼마만큼 그 차이들을 수용하고 포용하여 관용하느냐가 진정한 선진국의 척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차별금지법 제정 기자회견을 보면서 하루속히 우리 사회가 차별로부터 포용으로 발전하는 사회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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