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몰랐나? 보호 대책 없이 공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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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몰랐나? 보호 대책 없이 공사 ‘논란’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11.19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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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천천 징검다리 공사 현장서 멸종위기종 발견
환경단체, ‘대책 마련한 뒤 재개하라’ 요구
이순정 대표가 공사 현장에서 발견한 얼룩새코미꾸리를 들고 있다.
이순정 대표가 공사 현장에서 발견한 얼룩새코미꾸리를 들고 있다.

거창군이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위천천에서 징검다리 보수공사를 진행하며 별도의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논란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거창 내 환경단체, ‘푸른산내들은 공사 중단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강하게 보호받고 있는 종이다. 만약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죽이거나 훼손할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받는다.

거창군은 19,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얼룩새코미꾸리가 서식하는 거창교 인근 하천에서 거창읍 위천 징검다리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실을 접한 푸른산내들 이순정 대표가 이날(19) 오후 세 시쯤, 공사 현장을 방문해 물이 빠진 하천에 들어가 살펴보니 얼룩새코미꾸리가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대로 방치하게 된다면 물이 사라져서, 혹은 흙에 묻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가 급하게 구조하는 순간에도 공사현장의 굴삭기는 얼룩새코미꾸리가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흙을 쌓고 있었다. 얼룩새코미꾸리가 얼마나 흙 속에 묻히게 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이에 이순정 대표는 푸른산내들 회원들을 급하게 소집해 오후 5시까지 얼룩새코미꾸리와 다른 물고기 수십 마리를 하류로 보냈다.

현장에서 발견된 얼룩새코미꾸리
오늘(19일), 위천천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얼룩새코미꾸리

 

그러면서 푸른산내들은 거창군의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푸른산내들 이순정 대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 살고 있는 하천에서는 당연히 보호조치를 한 뒤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 황당했다.”라면서 지금까지는 공사를 하기 전에 문의가 왔고 협의를 통해 보호조치를 한 뒤 진행했는데 지금은 협의조차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보호 대책을 시행한 뒤 다시 재개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거창군은 공사를 중단했다. 거창군 관계자는 공사 규모가 작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아도 돼 살펴보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위천천은 지난 가동보 공사 당시 얼룩새코미꾸리가 발견돼 거창 내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고,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며 많은 시민들이 서식 사실을 알고 있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해 현장에 적용해야 하는 거창군이 이 같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제주 비자림의 도로 확장 공사도, 창원의 한 아파트 공사도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발견돼 중단되는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거창의 경우 수달이나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 신경 써야 하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됐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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