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게스트하우스 5월까사 - 두 바퀴의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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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게스트하우스 5월까사 - 두 바퀴의 남자들
  • 한들신문
  • 승인 2021.11.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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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솔이네 가족

 

<오토바이 준혁 씨>
카톡이 울렸고 며칠 후에 오토바이 한 대가 큰 소리와 함께 진동을 울리며 우리 집 마당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럴 수가! 우리 가족이 재외 한국인 투표로 방문했던 에콰도르 키토 한국 대사관에서 만났던 준혁 씨 아니잖아? 여행의 재미란 바로 이런 것!
  너무 반가워서 방방 뛰었어요!!! 만나서 반가웠지만 또 나를 뛰게 한 건 그의 배낭에서 나온 바로 크나큰 된장이었어요. 손잡이 달린 갈색 6.5Kg 플라스틱 그 된장 말이에요. 이걸 배낭 속에 담아 시골길을 먼지 날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우리 집에 찾아오다니. 준혁 씨 역시 세계 여러 곳을 혼자 여행했고, 이젠 남미에 정착할 거라고 에콰도르에서 스페인어를 열심히 배운 후에 아름다운 나라 콜롬비아에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보고타에서 아파트도 얻고 사업 비자도 내고 사무실도 얻어 한국의 팥빙수 가게를 이곳에서 내겠다는 다부진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혼자서 이 모든 일을 다 계획하고 실현해나가고 있다니 정말 멋진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20대)준혁 씨는 우리 집에 올 때마다 매력 터지는 선물을 가져왔어요. 짜장 가루, 카레 가루, 고추장, 라면, 초코파이, 새콤달콤 등등 한국에서는 흔하지만 콜롬비아에서는 보고타에 일부러 나가서 비싸게 구입해야만 하는 물건들이었죠. (보고타에 최근 떡집이 생겨서 한국 대표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페루까지 건너가서 떡국을 먹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날 저녁은 늘 푸짐하게 한국식 메뉴로 동네 친구들을 초대하여 만찬을 열었답니다.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준혁 삼촌이다!!!!!” 하하~ 환영받는 사나이.

​<자전거 세계여행가 재성 씨>
  어느 날 준혁 씨는 오토바이에 한국 친구 한 명을 태우고 왔습니다. 검게 그을리고 좀 마른듯한 모습의 청년이었는데(사실 거지 같아 보였어요. 죄송.) 유명한 자전거 세계여행가라고 했습니다. 기나긴 3년 동안의 여행에서의 휴식을 보고타에서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했어요. 혼자 자전거를 타고 중동에서, 요트를 타고 지중해를 넘는 이야기는 정말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습니다. 여행 이야기를 블로그에 연재하여 구독자들에게 기금을 받아서 활동한다고 했어요. 와~ 정말 너무 대단하지 않나요? 이렇게 살아가는 젊은이도 있구나. 목 늘어난 티를 입고 엉덩이가 하얗게 닳아서 팬티가 보일 정도의 청바지를 입고 있는데도 그에게서 광채가!

<아메리카 대륙을 자전거로 종단하는 시청 공무원 현철 씨>
  5월 까사에 오신 또 다른 두 바퀴의 사나이! 엄청난 짐을 자전거에 바리바리 매달고 뒷바퀴에  태극기와 콜롬비아 국기를 펄럭이며 힘겹게 페달을 밟고 마당으로 들어오셨어요. (우리 집은 2700 고도예요, 작은 언덕만 올라가도 3000은 거뜬히 넘죠) 흰머리가 멋들어진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었는데 캐나다부터 칠레 남단까지 아메리카 종단을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텐트 생활을 하면서 소매치기도 당하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높은 고도의 안데스 산맥의 흙길을 힘겹게 자신의 힘으로만 페달을 밟아가며 여기까지 오시다니… 당연히 ‘왜?’라는 질문을 드렸었죠.
  쓰레기 문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라마다 지방마다 아주 작은 산골짜기 시골마을마다 일일이 다녀가며 연구하신다고! 우리 가족도 여행 중에 에콰도르에서 본 쓰레기 덤프트럭 이야기를 했죠.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절벽 끝에서 버려버리는 그 장면! 거기는 너무도 아름다운 안데스 산맥의 어느 곳이었는데 끝없이 깊은 절벽 밑으로 쓰레기를 떨구고 있었어요.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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