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복잡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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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복잡한 세상
  • 한들신문
  • 승인 2021.11.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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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세상이 많이 복잡해진 것 같다. 지구촌이 서로 너무 많은 교역을 하다 보니 어느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나비 효과처럼 주변 국가에 그 피해가 쉽게 전가된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 위안부 배상을 판결한 우리나라 대법원을 문제 삼아 그 보복의 일환으로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바람에 한 동안 나라가 떠들썩했었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요소수가 연일 신문 방송에서 그 대책 문제로 시끄럽다. 
  요소수 역시 그 발단은 중국과 호주의 무역전쟁에서 시작되었다. 표면적으로야 무역 전쟁이지만 사실은 태평양에서의 중국 남하를 저지하려는 미국이 호주와 가까워지자 이를 보복하기 위해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였고 석탄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전력 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화력 발전이 줄어들어 전력난과 함께 요소 생산량이 줄어들어 중국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요소 수출을 금지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는 요소를 만들기 위해 공중 화장실에서 플라스틱 통으로 오줌을 받아 이를 수거했었고 오줌 자체를 수출까지 하기도 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된 후 세상을 휩쓴 신자유주의는 어떻게든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게 만들었고 우리나라 역시 이 광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더 싸고 더 효율적인 것을 찾다 보니 결국 더 싸게 만드는 나라에서 수입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경제 구조가 현재처럼 외부의 약간의 충격에도 온 나라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며칠 전 신문 보도를 보니 대한민국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에서 한 나라에서 8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이 전체 수입 품목의 약 40%에 달한다고 한다. 당장에는 요소수가 문제가 되었지만 국제 역학 관계상 언제 어디서 이런 문제가 다시 재발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많은 분들이 이번 사태를 겪으며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이게 만약 요소수가 아니라 식량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식량도 자국민 수급이 우선이기 때문에 생산량이 줄어들면 수출을 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우리나라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20대 초반 퍼센트밖에 되질 않는다. 그나마 작년까지 쌀은 자급률이 100퍼센트를 넘었지만 올해는 이상 기후와 농지 감소로 인해 100퍼센트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 정부 및 지명도 있는 대선 후보들의 농업 정책은 기존 방식과 별반 차별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정의당 및 진보당에서는 농민의 공공적 성격을 인정해 준 공무원 처우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아 보인다. 심지어 일반 국민들조차 농업인의 준공무원 처우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식량 안보 차원에서라도 농업의 공익적 성격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하고 대국민 설득에 들어가야 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그런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이고 코로나19와 맞물린 도시 자영업자들의 몰락도 해결해야 할 큰 문제로 대두되면서 농업인의 준공무원 처우는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그러나 이상기후가 더 이상 이상기후가 되지 않고 일상화되면서 식량 및 농산물은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고,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중국은 더 이상 식량 수출국이 아니라 식량 수입국으로 전락한 지 이미 오래다.
  중국이라고 GMO(유전자변형 농수산물) 작물을 대놓고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식량이 모자라기 시작하자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해 GMO 작물 재배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정책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국민의 식량 안보를 위해 최소한 대한민국보다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사실이다. 
  소멸해가고 있는 농민을 위해 이제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현실에 곧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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