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시선]‘복합교육센터’, 주민이 ‘감응’하게 진정성 있게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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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의 시선]‘복합교육센터’, 주민이 ‘감응’하게 진정성 있게 추진해야
  • 한들신문 논설위원회
  • 승인 2021.11.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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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이 복합교육센터 건립 사업을 ‘시민들의 의견을 들은 뒤 결정하겠다.’라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관련 기사 : 1면)
  작년 7월 거창군이 ‘거창복합교육센터 건립사업’ 추진을 발표한 이후, 우리는 ‘공공사업’ 추진의 원칙과 절차에 대해 여러 번 제언해 왔다. (▷관련 기사: 본지 130호(2020.8.20.) 및 135호(2020.10.29.) ‘한들의 시선’)
  본지 130호에서는, “‘교육도시의 랜드마크’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건축물’이라는 생각의 근원이 “거창韓거창”의 이름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거창하지 않아야 ‘거창(居昌)’이다!”라고 충언하였다.
  또 우리는 본지 130호에서, “공공 디자인을 위한 군 행정, 한걸음 뒤에서 살피고 한걸음 앞서서 계획해야”한다고 제언하기도 하였다. ‘한걸음 앞서야 한다’는 것은 주민에게 묻지 않고, 듣지 않고, 시행부터 하는 일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먼저 문제를 예상하고 진단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공공 디자인’을 추진한 앞선 사례집인 ‘감응의 건축’이라는 책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2011년 작고하신 우리나라 공공건축의 대가, 건축사 정기용이 남긴 이 책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만 10년 동안 무주에서 진행한 크고 작은 공공건축물 30여 개 프로젝트에 대한 정리와 체험을 풀어낸 책이다.
  책의 헌사에서 저자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건축가들이나 건축학도들만이 아니라 오히려 대한민국의 건축직 기술직 공무원들, 나아가서는 크고 작은 공공건축에 관여하는 모든 공무원들이 읽기를 바라며 특히 지방단체장인 시장 군수는 물론 지자체의회 의원들도 주의깊게 애정을 가지고 읽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서 농촌과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방도를 찾고, 지혜를 모으기를 바란다.” 
  저자는 서문에서 또 이렇게 제언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대체로 해결할 문제가 있거나 새로운 과제가 있으면 모두들 ‘선진사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례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사례에 불과하다.”, “숨겨진 문제를 올바르게 알아내기 위해서는 ‘정확한 질문’, ‘필요한’ 질문이 우선되어야 한다. 해답은 사람마다 다름에 유의하면서 무엇이 다수의 보편적 요구이며 무엇이 소수의 특수한 경우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공공건축에서 필요한 공간을 결정해 낼 수 있다.”
  “공공건축이란 ‘공공이 발주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람, 주민, 시민)가 원하는 동시에 땅이 원하는 건축이며, 시대가 원하는 건축이고 그리고 끝으로 지구가 원하는 건축까지를 포괄하는 것이다.” 귀담아들어야 할 제언들이다. 
  거창군이 추진하는 ‘거창복합교육센터 건립사업’이 “미래명품 교육도시 거창을 준비”하는 사업이 되려면 ‘주민의 필요’가 그 ‘기초’가 되어야 한다. 만약 ‘주민의견 수렴’이 행정가의 공약 추진 성과를 위해 ‘필요’한 요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면 ‘모래 위에 집을 지으려는’ 허욕으로 끝날 것이다.
  “면사무소는 뭐하러 짓는가? 목욕탕이나 지어주지” 
  ‘주민의 필요’에 감응한 ‘공공건축’은 무주군 안성면 주민자치센터를 대중목욕탕이 있는 최초의 면사무소로 만들었다.
  거창군의 사업 추진 목표도 ‘랜드마크’가 아닌, ‘주민의 필요’에 터를 제대로 잡기를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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