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28살이고요, 마시라 커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미정입니다. 원래는 꿈이 없었는데, 고등학교 때 애플스토리라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커피’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커피를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가 저에게 천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리스타과로 진로를 선택하게 되어서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겠다.’라는 생각에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고요, 졸업 후 서울, 속초, 대구 지역에서 커피에 대한 경험과 기술인 실력을 쌓다가 거창에 오게 됐습니다.
제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지금 이곳에 있도록 기회를 줬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습니다. 대구에 있었을 땐 제가 엔제리너스 카페에서 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고, 자리도 잘 잡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거창을 오려니까 카페를 혼자서 운영해본다는 게 많이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거창으로 오는 걸 선택했고, 직위를 포기한 채 거창에 정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신, 나에겐 큰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사람이 재산이고, 경험이 재산이고, 내 건강이 재산이다’입니다. 거창에는 ‘사람과 경험’의 가치를 고려해 오게 됐습니다.
거창에 오기로 마음먹고, 나리안길 이진산·이지민 대표님과 같이 미팅을 했는데, 제 결정이 확고해졌습니다. 두 분이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초·중·고등학교까지 거창에서 졸업했습니다. 대성일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고등학생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선생님들께 ‘사랑의 매’를 받으며 커왔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A> 저는 카페 운영자 및 관리자입니다. 음료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디저트를 따로 만들지는 않습니다만, 샌드위치는 저만의 레시피로 만들고 있습니다.
맛있는 디저트를 찾기 위해 타 지역을 방문해 찾아보기도 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제가 거창에 오기 전 배웠던 기술과 레시피에 살을 붙여 내 방식대로 음료와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 커피를 뽑자면 ‘아인슈페너’와 ‘바닐라라테’입니다.
Q> 거창에 정착하셨는데, 거창에 사는 건 만족하시나요?
A> 지역 사회라서 너무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무리 생활이 많아요. 좋게 말하면, 정이 깊고 의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걸 나쁘게 말하면, 새로운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고 타인을 배척하는 것 같습니다.
또,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에 대한 기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정 지역을 ‘가난한 동네’라고 생각한다던지, 반대로 ‘부유한 동네’라고 생각하는 방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구에 살 땐 불면증도 있었고, 공기도 좋지 않아 더러운 먼지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공항이 근처에 있어 비행기 소리도 나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거창에 정착한 뒤로는 불면증이 사라졌습니다. 또, 주위가 조용해서 좋고 공기도 좋아 만족합니다. 강과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니까 ‘거창이 이렇게 좋은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살았던 곳을 다시 오며 정겨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Q> 이렇게 살기 좋은 거창에서 왜 청년들이 나갈까요?
A> 청년을 위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대학교도 두 군데밖에 없어 자기가 목표로 하는 전공을 배우기 위해서는 타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예체능 계열로 진학을 하고자 하는 경우, 좋은 대학을 가고자 하는 경우 등을 위해 타지로 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일자리도 부족하고, 많은 지역이 마찬가지지만 최저시급을 주지 않는 곳이 많은 게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Q> 청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A> 먼저 생각나는 것은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이 없다는 겁니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것은 대구나 서울 등 대도시의 먹거리와 즐길거리 문화인데, 거창은 노래방이나 PC방 그리고 당구장만 있습니다.
청년들이 즐기는, 대도시의 트렌드에 맞는 즐길거리가 없다 보니 나가서 놀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이 놀고 즐겨야 하는데 밤 10시만 돼도 조용합니다.
또,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시설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학부모나 학생 모두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공부에 대한 강요가 극히 드물었는데, 지금은 학원을 안 가거나 휴대폰이 없는 경우 친구들 사이에서도 도태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특히, 대화가 없는 세상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청년들의 모임이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곳, 실내 체육시설 등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먹거리가 많이 발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요즘 관심이 있는 취미가 있다면요?
A> 피아노입니다. 원래 제가 고등학생 때 피아노를 즐겨 쳤습니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저의 취미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바리스타의 길을 가다 보니 취미를 잠시 접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피아노를 쳐볼 생각입니다. 제가 요즘 관심 있는 피아니스트도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가요?
A> 저도 사람이다 보니 초심을 잃을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 되돌아보며 나 자신을 잡아가면서 지금처럼 좋은 커피맛을 유지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그러면 손님들도 만족하고 제 자신도 만족할 것 같습니다. 특히 식구라 생각하는 직원들도 제가 보듬을 수 있는 멋진 사장이 되고 싶습니다. 점차 2호점, 3호점을 내고 싶은 게 제 마음이지만 일단 여기서 저의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