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민천홍
상태바
[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민천홍
  • 한들신문
  • 승인 2020.02.13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농하기 좋은 거창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올해 3685년생 민천홍입니다. 현재 거창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 농부입니다. 귀농한 지는 4년 정도고, 직접 농사를 지은 건 3년 차입니다.

중학교까지는 웅양면에서 다녔고, 고등학교는 거창에서 졸업했습니다. 대학교는 부산에서 생활하다가 군대 전역 후에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총 8년 정도 있었는데, 어학연수는 1년 정도 했고, 뉴질랜드 내 전문대학교에서 1년 동안 요리 전공을 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그리고 졸업 후까지 총 7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요리사로 일을 계속했었고, 영주권도 취득했습니다. 그러다 거창에 돌아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Q. 귀농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A. 한국에서 자라는 채소하고 뉴질랜드에서 자라는 채소가 맛이 다릅니다. 물도 다르고, 기후나 토양 등 여러 환경이 다르거든요.

제가 뉴질랜드에서 요리하며 먹어봤던 채소들이 20년 동안 한국에서 자라온 한국인 입맛에는 안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농사를 지은 채소로 요리를 하고 싶어서 귀농하게 됐습니다.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니깐 도와드리는 겸해서 귀농한 것도 있습니다.

 

Q. 농사를 짓고 계신다고요?

A. 사과 재배에서부터 판매, 홍보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과즙을 만드는 공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 중순쯤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활동도 같이하고 있는데요 농림부에서 하는 사업인 농촌 청년 불패를 통해 구성된 거창한 파머스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다른 청년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Q. 어떤 농업을 하고 계십니까?

A. 저는 안전한 농업을 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농산물이라는 게 다 같지가 않습니다. 기르는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약을 많이 치는 농가도 있고, 신념에 따라 적게 사용하는 농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한국 소비자들은 예쁘고, 색깔과 모양이 좋은 농산물을 많이 찾습니다. 맛보다는, 건강보다는 겉모습에 치중하다 보면 농민들이 농사에 두는 초점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호르몬을 조절해 모양을 예쁘게 해주는 약이 있고, 색깔을 잘 나게 하는 약이 있습니다. 그렇게 인위적으로 조작된 농산물이 가격도 좋고 잘 팔리는 게 지금의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농민의 처지에서 호르몬제를 안 쓸 수 있을까요?

소비자들은 아직 친환경 인증에 대해서도 잘 모르시더라고요. 무농약이나 유기농에 관해 물어보면, 무농약이 제일 좋은 거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경남도청에, 농업교육을 농민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농민은 반복된 교육을 받지만, 소비자는 모르는 게 많거든요.

소비자에게 친환경 농업과 농민이 어떻게 농산물을 생산하는지 알려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진짜 공들여 농사짓는 농민의 마음을 소비자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Q. 거창한파머스는 어떤 단체예요?

A. 거창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청년 농업인이 모여 만든 단체입니다. 거창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대구한의대학교와 협정을 맺어서 지난 7월에는 워킹홀리데이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 9월에는 기린 도전 학기제라는 학과 수업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거창에서 3개월 정도 머물면서 저희가 생산하는 사과를 판매와 홍보, 마케팅 등을 체험하고 공부도 하며 수익금도 얻고 학점도 받아 갈 수 있는 교양과목입니다.

수업은 농장에서 수확하는 방법이나 생산하는 방법, 선별과 포장, 판매 등 전반적인 농업에 대해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수업은 대구한의대 교수님이 오셔서 직접 했습니다.

도전 학기제라는 게 실내에서만 수업하는 게 대부분인데, 대구한의대는 교육부 승인을 받아 저희 거창한 파머스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배우고 학점도 받아 갈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지난해에 추진했던 워킹홀리데이를 또 진행합니다. 학생 15명 정도가 와서 일주일 동안 거창에 머물며 체험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후 3월에는 1학기 기린 도전 학기제를 시작되고요. 거창한 파머스는 앞으로도 계속 사업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Q. 다른 활동은 어떤 걸 하고 계시나요?

A. 경상남도에서 진행하는 청년정책네트워크 1활동을 했고요, 올해 2기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 경남 인구 정책 도민 자문단에서 인구 감소에 대비한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회의 등을 하고 있습니다. , 농식품 가공 분야 심사위원이기도 하고 거창 청년정책 심의위원, 민주평통 거창군자문회의 자문위원, 거창 몰 위원 등 농업 분야와 청년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거창과 뉴질랜드의 정주 여건을 비교할 수 있을까요?

A. 뉴질랜드와 비교했을 때 거창은 조용하다는 것만 비슷한 것 같습니다. 거창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뉴질랜드에는 차로 5~30분 정도면 문화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거창은 뮤지컬 하나를 보려고 해도 부산, 아니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구도 별로 하는 게 없어서 공연, 콘서트, 뮤지컬 등 문화예술에 대한 혜택을 받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포츠 파크나 생활체육 센터에서 탁구, 수영, 테니스, 족구 등을 할 수 있지만, 요즘 청년들은 스쿼시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에 여건이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Q. 청년이 거창을 떠나는 이유가 뭘까요?

A. 거창에 살던 친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안 들어오냐라고요. 저는 해외에 있다가 농사를 짓기 위해 들어왔지만, 정작 와서 보니깐 거창에 일자리도 제법 있는데 타지에서 아등바등 사는 게 힘들어 보였거든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거창에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직접 거창에서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거창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은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 거창에 있는 것보다 큰 도시에서 자유롭게 즐기며 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거창에서는 여가 생활할 것도 적고, 동네가 좁다 보니 소문나는 것도 싫고, 남들 눈치 보며 입방아 오르내리는 것도 싫다고 생각하는 것 겁니다.

그 청년들을 들어오게 하려면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첫 번째가 돈이고 두 번째가 주거공간인 것 같습니다.

거창에 왔던 대구한의대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농촌이 농사만 지을 줄 알았는데 그 외에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용해서 좋고, 공기가 맑아서 좋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 거창 출신 청년들이 아니라,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거창에서 생활해보게 하고 자연스럽게 귀농 혹은 귀촌으로 연결 짓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학생들이 거창으로 와서 귀농하면 거창에서 발판을 만들어주는 것이 청년들이 돌아올 방법이 되지 않겠냐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올해 목표가 있다면요?

A. 영어 공부를 더 해볼까 싶어요. ‘아이엘티에스(ILTS)’라고 영어로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시험을 치르는 게 있는데요, 과목마다 3.0부터 7.5까지 점수가 있습니다. 5년 전에 6.0을 받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아마 영어를 쓰기 힘든 여건이다 보니 실력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준비 중인 사과즙 공장을 빨리 완성해 저희 상표를 단 사과즙과 사과 칩을 만들고 싶습니다. , 작은 외식업 가게를 눈여겨보고 있는데요, 한 번 가보고 괜찮으면 계약을 할까 고민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낮에는 농사일하고 밤에는 외식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