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당선, 희미해진 ‘정책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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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당선, 희미해진 ‘정책 선거’
  • 한들신문
  • 승인 2020.04.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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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결과 김태호 후보 당선
비방 심했던 선거...정책은 실종
과도한 줄 세우기에 주민도 눈살 찌푸려
정치인이 변해야 주민도 변해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 김태호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당선자와 미래통합당 강석진 후보 간 비판과 비방, 지지자들 간 경쟁이 심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렸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사 중인 사건만 총 4이다 보니 반쪽짜리 선거라는 오명이 남게 됐다.

김태호 당선인, 42.6%로 당선

15일 치러진 선거에서 김태호 당선인은 유권자 117,657명 중 49,123(42.6%)의 지지를 받았다. 뒤를 이은 강석진 후보는 총 42,058표를 받았는데, 김태호 당선인과 7,065표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 보면 거창에서는 김태호 당선인(46.4%)과 강석진 후보(34.3)에게 약 80%의 표가 몰렸다. 거창이 고향이라는 지연의 한계가 깨지지 않았다. 서필상 후보와 전성기 후보의 고향인 함양군에서는 김태호 당선인에게 42.5%의 지지를 보냈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내지 못한 산청군의 표심은 김태호 당선인(40%)에게 합천군은 강석진 후보(43.4%)에게 몰렸다.

당선이 확정된 김태호 당선인은 우리 지역의 대변화의 큰 정치를 바라는 군민의 소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이른 시일 안에 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창출의 중심에 서겠다라고 말했다.

한 지역 언론사가 운영하는 단톡방.후보자에 대한 비방이 자행되고 있다.
한 지역 언론사가 운영하는 단톡방.후보자에 대한 비방이 자행되고 있다.

21대 총선은 정책 실종 선거

이번 총선은 강석진 후보 측과 김태호 당선인 측이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서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모든 쟁점이 흑색선전에 집중됐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이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게 됐다.

함양군과 합천군 주민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사건과 관련해 강석진 후보는 연일 김태호 후보를 비판했다.

반대로, 김태호 후보도 미래통합당 산청군 중앙위원들이 사전투표 기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선거구민을 실어 나르는 불법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아전인수라고 받아쳤다.

에스엔에스(SNS, Social Network Services)에서는 양 후보의 지지자들 간 유리한 기사의 링크를 올리거나 비방을 하는 등 흑색 선거운동이 벌어졌다.

그 와중에 후보들은 지역 공약을 다투어 발표했지만, 재원조달이나 구체적인 실현 계획 등 구체성이 미비해 공약(空約, 빈 약속) 논란을 자초했다.

언론도 정치 혐오를 부추겼다. 대부분 지역 언론은 균형 있는 기사를 작성했으나, 일부 언론사는 선거대책본부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내보냈다. 특히, 거창 지역 기자들도 처음 들어보는 인터넷 언론까지 등장하며 특정 후보자 밀어주기를 자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거나 정책을 판단할 수 없었다. 지난 11일 거창시장 장날을 맞아 실시한 유세 현장에서 ㄱ 후보의 연설을 보러 왔다는 70대 거창 주민(여성)ㄱ 후보를 왜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ㄴ 후보보다는 낫다고 하더라라고 대답했다. ‘ㄱ 후보의 정책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철도 놓고 한다던데,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줄 세우기경쟁도

특히, 선거운동 기간 중 특정 후보 간 지지세력 과시로 번져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거창군에서는 지난 41일부터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성명과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단체들의 지지 성명을 보면 유일한 희망이다’,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등 후보자가 내놓은 정책이나 후보자 자질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없이 빈 구호에 그쳤다.

특히, 주민들은 용비어천가를 보는 듯한 모습이라며 불편해했다. 거창 주민 강 아무 씨는 지지자들의 후보자 떠받들기가 눈에 보였다.”라며 지지하는 후보자가 당선된 이후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김태호 후보를 지지한다는 무소속 도·군의원들. 선거기간 내내 줄서기가 이어졌다.
김태호 후보를 지지한다는 무소속 도·군의원들. 선거기간 내내 줄서기가 이어졌다.

일부 부패한 정치가 원인

1950년 제2대 국회의원 총선거부터 주민들은 수많은 투표를 해왔지만, 그중 다수는 지금까지 정책을 보고 선거를 한 적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본인이 추구하는 대의명분을 위해 특정 정당의 방침만 믿고 투표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부패한 기득권이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 언론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주민을 혼란스럽게 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주민들 또한 이러한 여건 속에서는 제대로 된 정보와 이성을 갖고 투표를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 첫 선거를 했다는 강 아무 씨는 친구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가 정치인들이 보여준 기대 이하의 모습 때문이라며 주민들도 정책을 보고 한 표를 던질 수 있도록 후보자들이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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