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에서 본 21대 국회의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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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에서 본 21대 국회의원 선거
  • 한들신문
  • 승인 2020.04.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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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상변호사
권문상변호사

어느 선거나, 그 선거가 대통령 선거든 지방선거든, 국회의원 선거든,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 중요한 선거라고들 한다. 그리고 어느 총선에서나 쟁점은 많았고 막말이 판을 흔들기도 했다.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토착 왜구를 척결하여 국격을 올릴 중요한 선거(더불어민주당)라고 호소하기도 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선거(미래통합당)라고 하면서 각자의 이유로 나라의 미래를 판가름할 선거임을 강조했다.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의 세대 비하 발언과 경기 부천 병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유족 비하 발언, 강원 춘천 김진태 후보 운동원의 세월호 현수막 불법철거, 한국경제당 비례 이은재 후보의 혈서(를 가장한 매직), 마산합포 박남현 후보의 라면 26개 먹방까지. 역시나 전국 곳곳에서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었고 거창도 김태호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공허한 구호 난무

예상과 달리 거창에서는 미래통합당 강석진 후보와 무소속 김태호 후보의 경쟁이 치열했다. 두 후보의 구호는 당연히 내가 되어야 거창이 발전한다였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거창을 외치면서 말문을 열었다. 거창에서 또는 거창 군민의 힘을 빌려 10년 이상 도의원, 군수, 국회의원, 심지어 도지사까지 하셨던 분들이 앞다퉈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내 고향 거창을 외치면서 이번에 국회의원이 되면 재선의원으로서 그리고 대통령 후보라는 큰 인물로서 지역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도대체 그들은 그들에게 그렇게 막강한 권력을 위임했을 때는 뭘 했길래 거창을 최고로 낙후된 지역으로 만들어 놓고 이제 한 번만 더 권력을 위임해주면 큰일을 하겠다는 것인가? 생각하면 참 공허한 구호이지만 더 공허한 구호는 자유민주주의를 살리겠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라는 구호였다.

이 나라 자유와 민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렸고 거기에 땀 한 방울, 피 한 방울 섞어보지도 못한 분들이, 두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는데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두 분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그 구호가 공허하게 들리는 것이 비단

나에게만 그랬을까?

 

몸값 오른? () 민주당 인사들

이왕 누구 편인지 커밍아웃하는 분위기가 작용한 탓일까? 아니면 두 분의 거창 출신 후보들이 박빙의 승부를 하고 있던 까닭에 몸값이 올랐기 때문일까? 더불어민주당 전 군수 후보와 4개군 지역위원장까지 했던 사람과 오로지 당 지지도만으로 군의원이 되어 정치를 시작할 수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비례 군의원 출신자까지도 김태호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지역민이 볼 때는 꼴불견이었을 것이고 더불어민주당의 6천여 지역 당원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괜히 허탈감과 아울러 부끄러움을 느꼈으리라. 민주당 후보 유세장의 사회자가 김태호 후보님! 우리 당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애써 위로를 하였으나 거창·함양·산청 지역위원회의 마지막 지역위원장이자 거창·함양·산청·합천 지역위원회의 초대위원장을 맡아 그들과 이런저런 관계가 없을 수 없었던 필자는 그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고 다니기 어려웠다.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상황이 부끄러움을 조금 덜어줬을까?

 

공약을 기억하자

이 글을 쓰는 순간 누가 국회의원에 당선될지 알 수 없으나 두 분 중 한 명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어차피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 그들이 약속한 거창의 장밋빛 미래를 잊지 말자. 제발 그들의 공약과 말을 기억하자. 지난 선거에서 했던 지리산 케이블카에 관한 약속은 이번 선거에서 아무도 말이 없다.

거창 교도소에 관한 그의 약속에 대해 아무도 묻지 않는다. 국회의원 당선되면 그가 흘린 눈물이나 어무이, 아부지 부르는 달콤한 목소리만을 기억하지 말고 그가 한 약속을 기억하자. 어쩌면 후보자는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유권자들이 먼저 잊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후보자의 공약을 기억하는 것, 이것만이라도 지키면 우리 지역의 정치풍토에서 그나마 지역 발전을 조금이라도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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