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장은 ‘우수 농가’만 방문
농민들, ‘현장의 어려움 외면’ 비판
지난 23일,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이 거창군의 영농 현장을 방문했으나, 냉해로 고통받고 있는 사과농장을 방문하지 않고 우수 농가인 ‘봉농원’과 ‘이수미 팜 베리’만 방문해 사과 농가들이 몹시 속상해 하고 있다.
최근 거창에는 이상기온으로 사과 꽃눈이 어는 ‘냉해 피해’가 발생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초부터 시작된 이상 저온은 4월 말인 28일까지 지속하며 농가들 사이에서는 ‘사상 최악의 냉해 피해’라는 절규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거창을 방문한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봉농원’과 ‘이수미 팜 베리’만 방문해 농촌 융복합산업 현황과 어려움을 들었다.
거창에서 30분간 봉농원에 방문한 김 청장은 이수미 팜 베리에서 점심을 겸한 지역 농정현안과 관심 사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거창군도 농정현안에 대해 보고하며 사과 냉해 피해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거창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촌진흥청에서 가고 싶은 곳을 지정했고 경상남도에서 일정을 짜 방문한 것”이라며 “점심시간을 빼고는 40분간 머물렀는데, 일정이 빠듯해 냉해 피해 관련은 ‘농정현안’으로 보고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진청장이 이동하는 길에는 피해를 본 사과 농가들도 있는 만큼 농업정책과 집행의 고위 공직자로서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농민 ㄱ 씨는 “봉농원에서 이수미 팜 베리로 이동하는 길에도 사과 농가가 많은데 1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게 어려웠나?”라고 되물으며 “아무리 일정을 짜고 왔다고 해도 농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조금만 더 세심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