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시골에도 아이들은 자란다
상태바
[농민]시골에도 아이들은 자란다
  • 한들신문
  • 승인 2020.05.06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농인 고재천
귀농인 고재천

요즘 아이 엄마가 우리가 사는 면에 어린이집을 만드는 문제로 이리저리 알아보느라 바쁜 것 같다. 돈이 안 되는 면 단위 어린이집을 민간에서는 운영하려는 사람이 없으니, 복지 차원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을 시골 초등학교 안에 유치했으면 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지자체에서도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니고 계속 유지 되어야 하는 사업이라 쉽게 추진하기 힘들겠지만, 면에 사는 처지에서는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면 단위 어린이집 설치는 취약지역의 주민 복지, 인구 이동방지는 물론이고 어린이집부터 초등학교까지 연계되면서 지역 사회가 활성화되는 등 장점을 들려고 하면 끝도 없는 것 같다.

사실 우리 집만 해도 주위에 어린이집이 없어 막내를 읍으로 직접 등·하원 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시간적, 경제적 낭비가 심할 뿐 아니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법을 찾아보니 영유아 보호법에는 영유아 보호자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보육은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좋은 말들이 잔뜩 적혀있다. 또 지자체장은 도시 빈민 밀집 지역 혹은 농어촌 등의 취약지역에 어린이집을 우선 설치해야 한다고도 되어 있다. 이렇게 법에는 취약지역에 우선해서 어린이집을 설립할 것을 말하고 있으나 실제 상황은 거창군 전체 면 단위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하나만 있다. 법 취지가 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법의 목적과 실제 행정에 차이가 큰 것일까? 짧은 소견이지만 지자체 행정이 다수 사람의 목소리는 잘 반영한 데 비해 소수의 의견을 듣는 게 약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러다 보니 면은 읍보다 훨씬 인구가 고령화되어 추진되는 사업도 대부분 노인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소수의 젊은 사람의 목소리도 약하고 더구나 관련된 사업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집 문제 역시 그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면에서 읍으로 이사를 하는 가정이 제법 많은 것으로 안다. 물론 읍의 교육 환경 때문에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린이집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읍으로 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까운 미래에 그 지역을 지탱할 젊은 사람이 보육이나 교육 환경 때문에 떠나가는 상황이다. 나라에서도 지자체에서도 농어촌에 젊은 인구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는 새로운 젊은 인구의 유치 전에, 이미 사는 젊은 사람이 다시 읍이나 도시로 가지 않도록 교육, 복지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