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어린이집, 우리가 세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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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어린이집, 우리가 세우려고요’
  • 한들신문
  • 승인 2020.05.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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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양 주민들, ‘웅양초 어린이집 설립’ 움직임
경남도 도민 공모(제안) 사업에 도전
주민들, “거창군과 교육 당국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원아 수 감소와 행정의 지원 거부로 문을 닫은 주상어린이집의 공백을 해소하고자 웅양초등학교 안에 어린이집 설립을 위한 주민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상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며 보육 난민이 된 주민들이 스스로 방안을 찾아 나선 셈이다.

웅양에서 7살과 3살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정 아무 씨는 최근 웅양면 주민들과 함께 경상남도의 도민 공모(제안) 사업에 도전했다. ‘농어촌(면 단위) 지역을 살리기 위한 교육 인프라 구성 시범 사업으로 이름 붙인 이 사업은 농어촌 초등학교에 어린이집을 설치해 마을 공동체인 학교를 살리고 지역을 활성화 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웅양면, 주상면, 고제면을 통틀어 하나 있었던 주상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며 보육 난민이 된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귀농·귀촌 인구 증가와 여성농업인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면 단위 어린이집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씨는 웅양초등학교 어린이집 설치를 제안했다. 정 씨는 학교 안 어린이집이 설치되면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의 연계가 수월해져 학생 수도 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씨가 파악한 2021년도 웅양면 어린이집 수요는 6명 정도인데, 지금 상태라면 거창읍으로 인구가 유출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럽게 학령기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하지만 어린이집이 생기면 적어도 학생 수가 유지된다.

특히, 정 씨는 경남 거제시의 숭덕초등학교 사례를 들며 웅양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숭덕초등학교는 교육부의 유보통합추진단의 권고에 따라 지역교육청과 숭덕초등학교 학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학교 안에 어린이집을 설립했다. 지난 2016년도 어린이집 설립 초기 원아 수는 7명이었는데 지금은 12명이나 된다.

부산시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다. 부산시 금창초등학교에서도 지난 2018년 학교 내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금창초등 어린이집으로, 이름도 공간도 함께 나눠 쓰고 있다. 2016년도에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 문제로 빈 교실을 활용하자며 공론화했고, 양 기관이 어린이집 설립을 합의해 문을 열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구 신구초, 서초구 서울 반포초 등 전국 20여 개 학교 안에 어린이집이 설치된 사례들이 있으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숭덕초등학교와 관련해 거제시 관계자는 설립 당시 교육부 유보통합추진단의 초등학교 안 남는 땅, 빈 교실 활용을 검토하라는 권고에 따라 지역교육청과 숭덕초 학교장이 적극 추진에 나서 교내에 어린이집이 설립됐다라고 설명했다.

한들신문과의 통화에서 정 씨는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거창읍으로 이사 가는 일이 있는데, 면 단위 학교에 어린이집이 생기면 연계가 100% 돼 학생 수 감소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웅양초등학교에 시범으로 해봤으면 좋겠다는 것이지만, 기본은 면 지역마다 어린이집을 보장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학교 교육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남는 교실을 활용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등 교육 당국과 거창군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면 무리 없이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상남도나 거창군의 공모 등에 신청해보고 학교운영위원회에 알려 공론화시킬 계획이다. 일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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