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 선택 축소’ 우려도
거창군은 경상남도교육청 교명심의위원회가 거창공업고등학교(아래 거창 공고)를 거창승강기고등학교로 변경하는 안을 가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로서 올해 12월 경상남도의회가 조례를 개정하고 행정절차가 끝나면 2021년부터는 ‘거창승강기고등학교’의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학교는 이번 교명 변경이, 거창 공고 재학생이 승강기 기능사 자격 취득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승강기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산업구조의 변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거창 공고 내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 중 90.8%가 ‘승강기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지난해 졸업생 중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총 10명인데, 그중 두 명이 한국승강기대학교에 진학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도에는 승강기 전문 농공단지에 3명이 취업했고, 2020학년도에 실습을 나간 재학생 25명 중 4명이 ‘모든 엘리베이터’와 ‘대덕 기술’ 등 입주 기업에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데, 취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교는 이번 교명 변경과 함께 2021년 전국단위 모집을 위한 ‘한국승강기마이스터고등학교(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창군은 거창 공고의 교명 변경으로 승강기고등학교부터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 전문 농공단지 2개소, 승강기업체 37개, 승강기 안전기술원까지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창군 관계자는 “세계 승강기 허브도시 거창이 제2의 힘찬 도약을 시작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교명 변경이 오히려 학생들의 선택권을 좁힐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업 고등학교’라는 교명은 공업 계열을 모두 아우를 수 있지만, 승강기라는 교명을 쓰면서 ‘승강기’ 분야에만 집중하게 돼 학생들의 취업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거창 내 한 고등학교 교사 A 씨는 “자격증 과정 등이 승강기에만 집중될 수밖에 없어 취업 분야가 좁아질 우려도 있다”라고 전했다. 다른 교사 B 씨는 “산·학·연 연계가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나뉠 것”이라며 “연계가 잘 안될 경우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