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거창 어디에서 어린아이들을 마음껏 놀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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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거창 어디에서 어린아이들을 마음껏 놀릴 수 있을까?
  • 한들신문
  • 승인 2020.12.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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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고재천
귀농인 고재천

아빠, 심심해. 오늘은 뭐해?”

주말이다. 아이들 둘 다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지 않고 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매주 돌아온다. 아파트 밖 놀이터에 나가면 심심찮게 친구들을 만났던 도시와는 달리 여기 이 시골은 차를 타고 나가야지만 놀이터에 나갈 수가 있고, 친구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이들과 어디 한 곳 정도는 차를 타고 다녀와야 한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생각해본다. ‘합천 영상테마파크? 대장경 테마파크? 산청 동의보감촌? 함양 상림? 김천 과학관? 전주 동물원?’ 다행히도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곳이 많이 있다. 그런데 오늘은 나도 몸이 너무나 피곤하다. 아이들과 놀기 위해 왕복 2시간을 운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선뜻 마음이 나지 않았다. 큰 녀석도 막상 가면 좋아하지만 가기 전에는 차를 너무 오래 타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할 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너무 멀지 않은 곳에 갈 곳이 있는지를 다시 떠올려 본다. 건계정? 거기는 길만 길게 나 있을 뿐 아이들과 놀 거리가 없다. 창포원? 넓어서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기는 좋지만 그것뿐이다. 스포츠파크? 거기도 어린아이들이 놀만한 곳은 작은 놀이터 하나밖에 없다. 그냥 그나마 시설이 좋은 푸르지오 앞 놀이터에 갈까 생각을 하다가 씁쓸한 생각이 든다. 결국 떠올린 곳이 아파트 앞 놀이터라니.

대구, 김천이나 전주 같은 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합천이나 산청 같은 군에도 공간이 넓으면서 아이들을 위한 큰 놀이터나 다른 놀이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 많이 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이 꽤 많이 사는 거창에 막상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놀이 시설이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창포원처럼 넓은 부지에 왜 아이들을 위한 야외 놀이터가 하나도 없는지, 그나마 만들어 놓은 키즈카페와 어린이 도서관도 코로나로 개방하지 않고 있는데 코로나가 1단계일 때 마스크를 하고 인원수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아이들을 조금씩 받아도 될 것 같은데 왜 안 하는지 정말 의문이다. 아이가 더 어릴 때 사회복지관에 만들어 놓은 장난감 은행을 아이 엄마가 이용한 적이 있는데 주차장이 협소할 뿐 아니라, 다른 부모들 그리고 아이들과 좀 오래 놀고 싶어도 직원들 점심시간을 이유로 중간에 1시간 문을 닫아 연속성 있게 모임을 진행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뿐인가? 아이들을 오래 놀리려다 보면 간식을 조금 먹이고도 싶은데 물 말고는 반입이 전혀 되지도 않는다고 한다. 물론 그나마도 코로나 때문에 실내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런데 이번에 가조에 새롭게 숲 놀이터가 생겼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고, 시설도 예쁘고 좋았지만, Y자 다리의 인기 때문에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 쉽게 데리고 갈 수 없는 그림의 떡이 된 시설이었다.

거창은 이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너무 한정적이거니와 그나마도 만들어 놓은 시설을 정말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창녕에 있는 산토끼 동산이나 합천에 있는 대장경 테마파크처럼 소정의 입장료를 내더라도 실·내외 놀이 시설을 모두 갖추고 아이들과 오래 함께 놀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아니, 꼭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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