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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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이 되다!
  • 한들신문
  • 승인 2021.01.1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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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에블로 젤라또 전효민
2015년 8월 베니스

쿠바에서 이태리로 넘어왔습니다. 한국과는 다섯 시간이 가까워졌고 통장 잔고 앞자리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며 저희도 이따금씩 한국행 비행기를 알아봅니다. 이쯤 되면 여행하며 무엇을 배우고 경험하였나 자문해 볼 만도 한데 우리는 스스로 묻기 전에 한 사건을 만났습니다.

 

#베니스와 시가

쿠바에서 시가를 사다가 이태리에서 거리에서 팔아봐요~ 여행 경비 나올걸~~

 

중남미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온 제안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마음이 동했습니다.

숫기 없는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도전이었지요. 쿠바에서 사십만 원어치의 시가를 구입해 이태리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주저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주사위는 던져졌다! 용기를 내자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야 했습니다.

 

베니스 첫날, 거리에 삼십 분 서 있었더니 세 개비를 팔았습니다. 오오 흥미진진했어요. 다음날 알록달록 아름다운 부라노 섬에서 자리를 편 지 한 시간, 열 개비도 넘게 팔았지요. 그 와중에 박스 통째로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그 사람만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사진 찍고 시가 팔고 노는데 경찰 네 명이 코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순진하게도 시가 구경 온 줄 알았더니 주변 레스토랑의 신고로 우리를 데리러 왔다 합니다. 경찰서로 이동해 여섯 시간 동안 머물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가를 무궁 씨와 함께 묵상했습니다.

 

엄히 가르치시는 하나님과, 감당할 만한 시련과 함께 피할 길도 주실 하나님을 생각하며 기다렸습니다. 우릴 모른 체 하지 않으시기에 감사, 분명 우리에게 좋은 일일테니 감사. 경찰서 책상 앞에 앉아서 무궁 씨는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네합니다. 오만가지 상념이 픽 사라지는 순간

아 감사드릴 일이구나

 

오후 아홉 시부터 새벽 세 시까지 졸다가 무궁 씨랑 이야기하고 사진도 찍어가면서 잘 버티다가 상인들의 민원이라서 어쩔 수 없다며 미안하다는 경찰의 배웅인사를 받으며 나와 새벽 베니스 거리에서 한 무궁 씨와의 포옹이 참 좋았습니다.

 

헤헤 쪼매 성장한 거 같지요?

 

, ! 시가는요~~~ 한 박스에 삼만 원 짜리는 삼분의 일 팔았고 예약받아 놨던 박스는 십삼만 원인데 고대로 압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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