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시선]‘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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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의 시선]‘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 한들신문 논설위원회
  • 승인 2021.01.2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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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벽두부터 뜬금없이 바른생활책을 읽으려는 게 아니다. 연초부터 우리 지역에 오고 가는 말들을 걸러 듣기 위한 제대로 된 주석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한다.

육이오가 일어난 지 여덟 돌이 되던 19586, <사상계>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나라를 온통 들어 잿더미, 시체 더미로 만들었던 6·25 싸움이 일어난 지 여덟 돌이 되도록 우리는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역사의 뜻을 깨달은 국민이라면 이러고 있을 리가 없다. 역사적 사건이 깨달음으로 되는 순간 그것은 지혜가 되고 힘이 되는 법이다.”

‘6·25 싸움이 주는 역사적 교훈이라는 부제가 붙은 함석헌 선생의 이 글은 6·25라는 한 시대를 넘어, 우리 모든 역사를 관통하는 가르침과도 같은 것이 되었다.

뜻 품으면 사람, 뜻 없으면 사람 아니. 뜻 깨달으면 얼(), 못 깨달으면 흙. 전쟁을 치르고도 뜻도 모르면 개요 돼지다. 영원히 멍에를 메고 맷돌질을 하는 당나귀다.”

그런데, 뜻을 품고, 뜻을 깨닫는 일은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생각하는 수고 없이는 우리 목전의 현실을 눈을 크게 뜨고 보더라도 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눈앞의 사실만을 볼 것 아니라 저 먼 역사의 흐름에서부터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뜻을 깨닫는다는 것은 본래 세 점을 한 곧은 줄로 맞추는 일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일직선상에 놓여서 이 끝에서 저 끝이 내다 뵈는 것이 뜻을 앎이다.”

연초에 오고 간, 많은 말 중에서 두 가지를 들여 다 본다.

그 첫째는 정치인의 말이다. 지난 17, ‘국민의힘 비대위가 복당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김태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정집으로 돌아와 기분이 좋다면서 당 지도부의 복당 결정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당의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의 이해 충돌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당선 후 복당이라는 낡은 정치를 되풀이하는, 잘못된 정당 정치에 대한 근절의 뜻도 담아야 할 중에 하나일 것인데, 없었다. ‘변화해야 할 것은 오직 나의 바깥이지 내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읽힌다.

정말 제 노릇 하는 사람은 제가 제 노릇을 할 뿐 아니라 남을 제 노릇 하도록 만든다.”

탈당을 해서라도 고향 출마를 한 것이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할 때의 말 그대로 “(거창이) 경남에서도 험지 중에 험지이고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처지에 있어, 정치력, 영향력 있는 후보가 나와서 지역에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길 기대하는 갈망의 정도가 매우 높아서였다고 한다면, 그에 부응하는 변화가 있었어야 할 것이다.

그 둘째는 연극사랑모임의 말이다. 지난 15, 실체가 확인이 안 된 거창국제연극제 응원단, 연극사랑 모임, 거창국제연극제발전위원회 공동연대명의 성명서가 보도자료로 배부되었다. 연극제 상표권 매입에 대한 거창군의 업무처리의 잘못을 상급기관인 경상남도에 감사 청구한 시민단체 함께하는거창에 대해 사실 날조라고 공박하는 내용이다. 사실관계의 진위 여부와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을 논하는우를 범할 위험은 제쳐 두더라도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자신의 이름을 바르게 드러내지 않은 점이다.

오가는 말속에서 누가 진정으로 나와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할 정치인인지, 어떤 정책이 내게 진정 도움이 되는지, 정치적 선동 뒤에 숨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 여전히 생각하는 백성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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