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계정 산책길의 ‘바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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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계정 산책길의 ‘바위 이야기’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03.22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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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지 바위’ 덕에 재조명
삼 형제 바위, 고인들 등 다양
“산책로 ‘바위 이야기’ 남기자”

거창읍을 가로지르는 위천천 하천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꽁지 바위에서 한문이 발견되며 지역사 연구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건계정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에 바위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자는 환경단체와 학자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꽁지 바위. 홍수가 나도 원상동을 지킨다는 이야기가 있다.
꽁지 바위. 홍수가 나도 원상동을 지킨다는 이야기가 있다.
꽁지 바위에 새겨진 한문.
꽁지 바위에 새겨진 한문.

꽁지 바위 한문에서 시작된 돌 이야기

지난 38, 거창 내 환경단체인 푸른산내들 이순정 사무국장이 원상동 하천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위천천에서 바위에 새겨진 한문을 발견했다. ‘꽁지 바위라고 불리는 이 바위는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강을 지키고 있었는데, 지난해 많은 비가 내리며 바닥이 파였고, 숨겨져 있던 한문이 드러나게 됐다.

바위에 새겨진 한문은 필획을 생략해 쓴 초서, 역사연구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거창문화원과 경남문화원연합회가 펴낸 위수 80, 경관과 풍류청운에서 지역사연구가인 오필제 씨는 방어천(訪魚川) 바위라고 썼다. 물고기가 찾는 강이라는 의미로 물고기가 많다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지역사 연구가는 방수천(訪隨川)으로 해석했다. 언제든지 찾고 싶을 정도로 빼어난 곳이라는 뜻이다.

해당 바위가 주민들 사이에서는 꽁지 바위로 불리며 위천천의 큰 물길을 막아 원상동을 지켜준다고 알려진 데다 이곳에서 물에 뛰어들면 시체가 합수에서 발견된다라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발견된 한문이 이와 관련된 게 아닌지 추측되고 있다.

 

호은대’, ‘연강대등 다양한 이야기 있어

거창박물관은 해당 한문을 다시 분석하는 한편 약 100미터 떨어진 거열교 하단 바위와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

구본용 거창박물관장은 거열교 아래 바위에 호은대라는 한문이 새겨져 있는데, 이것과 연관이 있는지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용왕이 신하들과 어울려 주연을 베풀었던 곳’, ‘이무기가 몇 천 년을 살다가 용이 되어 승천했다.’, ‘용왕이 앉아있던 바위등 이야기가 있는 용왕소와 왕바위, 그리고 용왕을 호위하는 거북 장군 바위 등 이야기가 있는 바위가 있다.

, 용왕소 인근에는 거연대’, 건계정 약수터 위 돌출된 바위에는 연강대라는 한문이 새겨져 있다. 이곳의 옛날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는 글귀다.

특히, 하천 인근 사유지에는 유일하게 남은 거창 상림리 상동 고인돌도 있다. 1997년도까지만 해도 총 9기의 고인돌이 있었으나 포도밭을 정리하면서 대부분 사라졌고, 지금은 딱 한 기만 남아있다.

상동에 하나 남은 고인돌.
상동에 하나 남은 고인돌.

삼 형제 바위2001년쯤 사라져..

꽁지 바위의 상류지역에는 삼 형제 바위로 불리는 큰 바위가 있었는데 2001년 시행된 하천공사와 함께 사라졌다는 기록이 있다.

박종섭 씨가 쓴 거창의 역사에 따르면 이 삼 형제 바위에는 부모님을 여읜 삼 형제 중 막내가 물고기를 잡다가 홍수에 떠내려가게 되었고, 이를 구하려 형제가 차례로 물어 뛰어들었다가 떠내려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원상동 주민 최명이 씨는 해당 책자의 인터뷰를 통해 “2001년 경에 하천공사와 함께 봇도랑을 복개할 때 두 개가 사라져 버렸다. 그때의 담당자들에게 행방을 수소문하면 알 수 있으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삼형제 바위 중 하나. 약 70m 떨어진 곳에 꽁지 바위가 보인다.
삼형제 바위 중 하나. 약 70m 떨어진 곳에 꽁지 바위가 보인다.

바위 이야기만들자

이처럼 거창읍 원상동부터 건계정까지 이야기가 담긴 바위가 많다 보니 환경단체와 역사학자들은 바위 이야기를 만들자라고 요청했다.

푸른산내들 이순정 사무국장은 거창이 가진 보물 중 하나인 바위의 이야기를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지역사를 연구하는 거창문화원 조재원 학예사도 위천천 바위로 이야기를 구성해 건계정 산책로에 배치한다면 주민들에게는 거창의 재미있는 역사를 습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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