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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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하늘
  • 한들신문
  • 승인 2021.03.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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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청년들이 ‘우리 집’을 갖기 쉬웠으면 좋겠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거창을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주민이자 대거창축협의 신입사원인 올해 31살 이하늘이라고 합니다.

 

Q> 축협에서 근무하신다고요?

A> 2020년 지역농협 하반기 공개채용으로 거창축협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이후 1월부터 지금까지 수습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금융 업무, 섬유질 사료공장, 가축시장, 축협 마트, 육가공, 학교급식센터 등 짧은 기간이지만 거창축협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축협인으로서의 기본기와 마음가짐을 배우고 있습니다.

 

Q> 원래 딸기농사를 지으셨죠?

A>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를 졸업하고 창업농으로서 딸기농장을 3년간 경영했습니다. 그전까지는 농업과 거리가 먼 가정환경에서 자랐는데요, 전공에 따라 농업인의 길에 발을 내딛다 보니 다른 분들보다 시행착오를 더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

농업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부터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과 위기 대처 등 모든 게 미흡했고, 20대 초반 청년의 패기만으로는 견뎌내기 참 어려웠습니다. 사업으로 본다면 딸기농장을 경영한 3년은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를 거치며 누구보다 농민·농업·농촌의 삶과 마음에 대해 깊은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최고의 인생 공부를 한 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거창푸드종합센터에서 근무를 했었는데요, 딸기 농부로서의 경험으로 생산자들과의 소통하고 소비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딸기농사를 계속 이어나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긴 합니다.

 

Q> 친구들은 거창에 많이 있나요?

A> 저는 어릴 때 거창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를 와서 위천중학교를 다녔었고 고등학교는 다른 지역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중학생 때 만난 친구들이 거창을 떠나 생활하다 보니 제가 거창 토박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타 지역으로 나가서 취직을 했습니다.

대학 이후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친구들은 거창에 있습니다. 거창에서 청년모임인 낯가림활동을 하며 만났던 분들, 거창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분들로 비록 지역의 선배가 많지만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과 거창에서 인간관계를 맺은 게 제가 거창에 살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Q>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요?

A> 결혼하고 아내와 산지 2년 정도 지났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아직 분가를 하지 못했습니다. 돈이 없으면 월세라도 구해 나가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구하려니 월세가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렴하면 집이 마음에 들지 않고 마음에 드는 집은 비싸다는 당연한 자본주의의 논리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출 이자 갚느라 힘들지라도 우리 집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집 갖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자 꿈입니다.

 

Q> 거창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A> 거창은 지방 소도시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 주변 대도시와도 크게 멀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청년들이 살기 좋은 도시는 지역 출신이 아닌 청년들도 유입이 되고 삶의 터전으로 삼을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청년들이 꿈을 꾸고 미래를 그릴 수 있으려면 직업선택의 폭이 넓어 직장을 얻기가 비교적 쉽거나, 평균 임금 대비 주거비용이 적정하던지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생활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시여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 거창은 이 점에서 주거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상남도에서는 진주, 거제, 통영, 양산 등 시 단위에서만 임대아파트가 주로 지어지고 있고, 그나마 거창에 있는 임대아파트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고용안정과 주거안정 없이는 새로운 청년세대의 유입은커녕 거창에서 자라 고등학교를 졸업한 세대들의 유출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마 제 집이 있었다면 벌써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Q> 왜 청년들이 타지에 나가고 싶어 할까요?

A> 저는 거창이 고향인 친구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진 못하지만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 온 사람으로서 생각해보면, 청년이 된 이후의 삶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끈끈한 인간관계와 다양성의 부재가 새로운 세대에게는 진입장벽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경제적·사회적 기반까지 약해 더욱 지역에 남아있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청년 정책이 있다면?

A> 가장 시급한 건 주거비용에 대한 지원 또는 주거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용안정을 위한 지원이나 육아지원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집이 내 소유가 아니어도 10~20년 동안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 직업이 적은 문제는 청년들이 적당히 타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거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청년들이 거창에 정착할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우선은 새 직장에 빨리 적응하고 제 몫을 하는 직원이 되고 싶습니다. 거창이 살만한 지역’, ‘먹거리와 농업이 공생하는 지속 가능한 지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언젠가 거창이 그런 곳이 되었을 때, 제가 작게나마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와 살기 위해 먼 나라까지 와 준 와이프와 거창에서 아이도 낳고 키우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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