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거창 향토사연구소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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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찾아가는 인터뷰]거창 향토사연구소를 찾아서
  • 백종숙 이사장
  • 승인 2021.10.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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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백종숙

※이사장의 인터뷰는 거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향토사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국사가 큰 틀에서 총론적인 역할을 한다면 지역사는 총론에서 다루지 못한 각론을 완성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향토사연구소는 지역의 역사, 문화를 연구하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0년경에 거창문화원 부설기관으로 향토사연구소가 발족하였고 2013년부터 본격적인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고나 할까요? 초대 연구소장은 어윤동(현 문화원 부원장) 선생님이 맡았고, 2018년 2대 연구소장으로 정시균(전 교장) 선생님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역의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20명의 연구위원으로 구성되어 연구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향토사 연구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향토사와 관련한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문화원에서 발간한 책 중에서 오류가 있는 부분을 수정 보완하고, 지역 역사를 연구하여 <거창지역사연구>를 매년 발간합니다. 현재 가북면과 남상면이 면지 발간 작업을 하고 있고, 신원면도 발간 계획을 하고 있는데, 향토사연구위원들이 참여하여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거창지역의 역사를 정립하기 위하여 고문서(족보 및 문집)를 수집하였는데 족보가 70여 권, 문집이 200여 권이 됩니다. 수집된 문집은 국역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된 자료와 연구는 향토사에 중요한 자산이 되겠지요. 
  개인 남긴 문집의 경우, 누가 이 책을 지었으며 내용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작업을 합니다. 고서는 수집하고 등록하여 지역사 자료로 보관됩니다. 지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열람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죠. 

고문서 수집 알림판
고문서 수집 알림판

 

▶학술대회에 대해서 얘기해 주세요.
  해마다 학술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3.1 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으며, 2019년에는 ‘거창의 임진란사 연구’를 주제로 학술대회와 ‘동계정온 선생의 교유 활동과 용산범국회의 지역 문화사적 의미’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용산범국회는 가북면 용산리에서 정온 선생을 중심으로 선비들이 학문을 토론하고 시국을 논의한 모임을 말합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거창의 무신란과 충강공 이술원 선생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학술대회는 거창의 역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유적지 발굴현장에 답사 다녀오셨다고요?
  올해 4월, 대동리 산 65-2번지 일대의 분산성 발굴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거창은 고대 가야, 백제, 신라의 각축지였죠. 그 흔적으로 대략 25여 개의 산성이 남아 있는데, 분산성은 전형적인 신라 군현 단위의 성으로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여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또한, 남하면 무릉리 고분은 경상남도 기념물 304호로 지정되었는데, 지난 10월 1일에는 무릉리 고분 발굴현장에 향토사연구소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독립유공자 묘소와 3.1 만세운동 시발지 탐방, 임진왜란 전투 전승 기념제전 준비 등 고장의 역사를 찾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분산성 발굴현장 답사
분산성 발굴현장 답사
남하면 무릉리 고분 발굴현장
남하면 무릉리 고분 발굴현장

 

▶문화재청의 수승대 명칭 변경 예고에 대해 향토사연구소는 어떤 의견을 가지는지요?
  문화재청이 오랫동안 불러왔던 명칭의 연원을 확인한 결과, 개칭 이전의 명칭인 수송대로 변경하기로 하였다며 역사성 검토 결과를 공개하였는데요, 우리는 수승대가 과거 삼국시대 수송대로 불렀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수승대 경내 안내판에도 나와 있고요. 수승대를 방문하는 사람이면 그 연원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창군민은 수승대에서 개최하고 있는 국제연극제와 거창의 대표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수승대 이름에 대해 어떤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습니다. 삼국시대 접경지역의 이별 장소였던 수송대에서 1,000년이 흐른 뒤에 퇴계 선생이 수승대라는 이름을 입혔고, 다시 500년을 이어온 수승대의 역사와 명칭에 대해 군민들은 아무 거부감 없이 잘 사용되고 있어요. 수송대로 명칭을 바꾸자는 것은 그 지역의 누적된 역사 중 한 단면만 보자는 것 아니겠어요? 어떤 지역에나 그 지역의 인물들과 특정한 사건들, 그리고 그 지역만의 문화가 있으며, 이러한 것들이 시간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고 봅니다. 역사는 한 가지 사실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인물과 사람, 사건을 반영하여 만들어지고 현재까지 온 것이니, 굳이 이름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번에 <거창의 인물> 2권이 나온다고 하는데, 거창의 인물사를 선정한 과정과 발간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인물 선정은 진사시 이상의 합격자, 즉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되겠고, 과거에 합격하지 않았더라도 문집을 남겼거나 국가유공자를 우선으로 선정했습니다. 지역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군민들이 잘 모르는 분도 많아 이들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도 향토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봅니다. 
<거창의 인물> 1권이 작년에 발간되었는데, 20명의 연구위원이 각자 맡은 인물을 조사해서 엮었지요. 그러다 보니 인물을 맡은 집필자의 연구 분야나 관심, 인물을 평가하는 방식에 따라 서술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본다면 지역에 영향을 끼친 인물을 중심으로 다루었고, 곧 2권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향토사연구소가 거창지역의 역사를 찾아가는 데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요, 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려면 어떤 절차가 있나요?
  거창문화원 회원으로서 향토사연구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향토사연구소 정관에 따라 연구위원은 추천을 받아 문화원 원장이 임명합니다. 연구위원은 20명으로 구성되는데, 무보수 자원봉사라 현재는 퇴직한 분들이 많습니다. 거창을 사랑하고, 지역사를 깊이 있게 연구할 분은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향토사연구에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학술대회나 국역편찬 등은 군의 지원을 받기도 합니다만, 향토사연구에 있어 조사나 연구에는 지원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구위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재능 기부로 이어집니다. 지금은 퇴직한 위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지만, 향토사연구가 제 역할을 하려면 연구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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