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귀농인들의 정치화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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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귀농인들의 정치화가 우려된다.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2.05.1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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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를 가진다. 표현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기본권에 대한 자유도 가진다. 법인이나 단체 등도 자연인인 국민과 같이 헌법상 기본권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다만, 그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서는 구성원들의 총의에 따라 결정하고 대표기관을 통해 외부로 표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법인이나 단체는 구성원들의 의견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결정되고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거창군 귀농귀촌인 연합회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귀농·귀촌인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각 군수 후보자들에게 보냈는데, 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해 준 후보가 해당 후보자라는 것.

연합회는 귀농·귀촌 정책의 대상자로서 정책 결정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한다.’라는 정치세력화하는 것으로 보였다.

연합회가 제안한 정책의 수용 여부에 따라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낙선운동을 펼치는 것은 정치세력화로서 정당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거창군 귀농귀촌인연합회의 정책 연대 2탄으로 도의원·군의원 후보들 중 ㅇㅇㅇ군수 후보님을 지지하지 않는 후보는 공식적으로 낙선운동을 해 낙선시키고 지지하는 도·군의원들은 당선시켜 정치적 안정 위에 개혁적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귀농귀촌인 연합회에서는 군민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 강석진 밴드에 올라온 두 번째 글, 작성자는 연합회장

그러나 연합회 명의로 발표된 두 번째 내용은 조금 달랐다. 위에서 언급한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는 다른 도·군의원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펼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정치세력화가 아닌, 정치화에 가깝다. 정치세력화는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화는 어느 한 편에 서서 권력을 얻거나 유지하는 활동, 즉 정치색을 띄는 것이다. 대표자 한 사람을 포섭해 정치세력으로 만드는 것도 정치화의 일종이다.

연합회장의 명의로 게시된 두 번째 내용은 정책의 수용 여부를 떠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다른 도·군의원 후보를 낙선시킨다는 것으로, 정치세력화가 아닌 명백한 정치화. 발표된 바에 따르면, 이는 연합회 회원 전원이 그런 정치화에 따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귀농·귀촌 단체가 정치화할 경우 그들의 선택에 따라 정책이 진보할 수도, 퇴보할 수도 있다. 그랬을 경우 거창의 귀농·귀촌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정치화된다는 것은 그로 인해 거창 주민들 중 소수만 얻는 이득이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정치 세력이 바뀔 경우 단체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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