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서 노인학대 의심 사건 발생
상태바
거창서 노인학대 의심 사건 발생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2.07.04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자 측, ‘넘어뜨리고 질질 끌고 들어가’
손등 뼈 부러지고 어긋나…평생 장애 생길 수도
요양기관 측, ‘공격 제지하다 사고 생겨’
‘초동대처 미흡은 인정, 학대는 없어’
▲뼈가 부러진 피해자의 손등이 퍼렇게 부어올라있다.
▲뼈가 부러진 피해자의 손등이 퍼렇게 부어올라있다.

 

지난 17일, 거창의 한 재가장기요양기관에서 노인학대 의심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 측은 해당 요양기관의 한 직원이 피해자의 다리를 걸고 넘어뜨리거나 질질 끌고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며 해당 요양기관을 ‘경상남도 서부권지역노인보호 전문기관’과 경찰에 고발했다. 요양기관 측은 ‘할머니의 폭력에 대응하다 발생한 사고’라는 입장이다.
  피해자 측은 지난 17일, 요양기관 측으로부터 ‘할머니가 폭력을 행사하려 하시다가 다친 것 같다.’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당시 요양기관 관계자는 피해자인 치매 노인이 샤워실에서 소변을 봤고, 청소를 해야 해 ‘나가 달라’라고 하는 과정에서 청소용 솔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이다 손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측은 다소 폭력성을 띠는 치매환자의 특성으로 인해 ‘별일 아닐 거라’ 생각하고 요양기관에 “병원에서 진료만 받아달라”라고 부탁했지만, 요양기관 측은 ‘할머니가 괜찮다고 하셨다.’는 이유로 주말까지 병원에 모시고 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피해자가 손이 계속 아프다고 해 20일, 병원 진료를 요청했고 요양기관 측으로부터 ‘뼈가 부러진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후 21일, 피해자 측이 CCTV를 확인했는데, 당초 요양기관 측의 설명과 많이 달랐다. CCTV를 보면 한 직원이 치매 환자인 피해자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거나 넘어져 있는 피해자를 방 안으로 질질 끌고 갔다.
  피해자 측은 “할머니가 물건을 들고 직원을 위협했다고 들었는데, 영상을 보니 그런 장면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할머니 다리를 걸고 넘어뜨린 데다 질질 끌고 방 안으로 사라진 이후 다시 나타난 장면부터 할머니가 손을 잡고 아파하시는 것 같았다.”라며 “저 방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할머니를 넘어뜨리고 무슨 짓을 했는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피해자 측이 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단 결과는 다소 심각했다. 22일 병원을 방문해 확인해 본 결과 피해자 손등의 뼈가 부러진 데다 빠른 조치가 되지 않아 뼈가 어긋나 손등의 살에 파고들어 있었다. 병원은 전치 6주의 진단을 내리면서도 피해자의 연령과 치매 환자인 점을 고려해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요양기관 관계자는 “피해자는 치매 환자로, 이날 직원을 공격했고 제지하는 과정에서 다치신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바닥 청소용 솔을 잡고 흔드는 과정에서 직원이 뺏으려고 힘을 가해 다치게 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뼈가 부러진 것도 몰랐고 우리도, 보호자도 사안을 심각하게 보지 않아 신고를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호자와 소통을 잘해 왔고 한 번도 거짓말한 적이 없다. 인지력이 나빠져 식사도 먹여드리는 등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었다. 그래서 CCTV나 관련된 자료 등 모든 것들을 보호자 측에 제공했다.”라며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부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조사는 성실히 받겠지만 이 사건만으로 우리가 (학대 기관으로) 낙인찍힐까 봐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