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근처에 건설폐기물 처리장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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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근처에 건설폐기물 처리장이라니요!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2.08.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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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양 성북, 주상 원성기 주민들 반발
비산먼지·소음 피해 우려…허가 반려해야
군·의회에 반대 서명 담은 진정서 전달
▲성북, 원성기 마을 이장 등이 이홍희 거창군의회 의장을 만나 반대 서명부를 전달했다.
▲성북, 원성기 마을 이장 등이 이홍희 거창군의회 의장을 만나 반대 서명부를 전달했다.

 

지난 10일, 웅양면 성북 마을과 불과 380여 미터 떨어진 과수원 부지에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하겠다는 계획서가 접수됐다.
  해당 계획서를 제출한 사업주는 폐콘크리트를 파쇄·분쇄하는 장비와 시설 등을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거창군은 각 부서에 공문을 보내 적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주민들은 반대 의지 천명
  “허가가 나간 뒤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오롯이 주민들이 져야 합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웅양면 성북 마을 황동욱 이장은 주민들의 반대 서명부를 보여주며 의지를 밝혔다. 주민들이 밝힌 반대 이유는 첫 번째,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 인근에는 과수원과 논이 많은데, 분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분진은 주변의 토양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과일이나 벼에 직접 닿아 생육에 지장을 초래한다. 또, 해당 부지 바로 옆에는 주상면 원성기 마을 주민들이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성기 못’이 있는데, 이곳에 분진이 유입된다면 주민 건강에 위험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해당 부지는 웅양면 성북 마을과 주상면 원성기 마을 사이 골짜기로, 평소에도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다. 이곳에 파쇄·분쇄 시설이 들어선다면 분진이 날려 마을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
  황동욱 이장은 “사업계획서에는 방진벽과 방진망을 설치하고 살수 조치를 한다고 하는데, 현재 운영하고 있는 비슷한 시설물을 찾아가 확인해 보니 오염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로, 소음으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에는 폐콘크리트를 분쇄하는 시설이 들어서는데, 시설 자체에서도 큰 소음이 생길 뿐만 아니라 폐콘크리트를 옮기는 과정에서 덤프트럭으로 인한 소음 등도 우려된다.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과 불과 380여 미터 떨어진 마을의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대형 트럭들의 운행이 잦아진다는 것이다. 사업주는 거창군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통해 시간당 80톤의 폐콘크리트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폐콘크리트를 옮기기 위해 덤프트럭 등 대형 트럭의 운행이 잦아지고,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해당 부지 인근에는 도 지정문화재인 ‘성기성’이 있는데,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 그리고 향후 문화재가 개발될 경우 경관을 보존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황동욱 이장은 “적합 여부를 판단할 때 주민들이 어떤 문제를 제기하는지 면밀히 판단하셔서 이런 시설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조치가 되어야 한다.”라며 “환경 문제, 소음 문제, 분진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라고 말했다.

주민 130명 반대 서명부 전달
  황동욱 이장은 주상면 원성기 마을 이기철 이장과 함께 두 마을 주민 130여 명의 반대 서명을 담은 서명부와 진정서를 거창군에 전달했다.
  반대 서명부를 살펴보니 주민 한 명 한 명 직접 서명하거나 지장을 찍었다. 모든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23일에는 성북 마을 황동욱 이장과 원성기 마을 이기철 이장 등 네 명이 거창 군수실을 방문해 진정서를 전달하며 구인모 군수와의 면담을 신청했고, 이어 이홍희 거창군의회 의장과 신재화 거창군의회 의원을 만나 반대 의견을 전달하며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특히, 두 명의 이장은 빠른 시일 내 성북 마을과 원성기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집회 등 반대 의견을 밝힐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같은 주민들의 반대 의견에 대해 거창군 관계자는 “관련 부서들 모두 법률 검토를 거쳐 의견서를 보내주면 최종적으로 소관 부서에서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라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검토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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