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계 부모 되기
상태바
10단계 부모 되기
  • 한들신문
  • 승인 2022.08.30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이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엄마 전나래

 

며칠 전 초등학교 3학년 막내아들과 거창 창포원 수영장에 갔다. 코로나 시국이라 방문자들은 방명록을 적게 되어 있는데, 지역을 쓰는 칸을 보니 약 70%는 거창에 사는 가족들이 아닌 타지역 가족들이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서울에서 살았었다. 그 시절 한강 시민공원 수영장 다니던 기억이 났다. 1인당 5,000원에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아들 셋을 데리고 공동육아를 하던 신당동 친구들과의 기억이다. 막내는 돌도 지나지 않았을 때라 돗자리 위에 누워 형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한강 주변에는 여러 개의 수영장이 있는데, 여러 집 엄마들과 같이 갈 때는 서로가 우리 아이들도 돌봐줄 수 있었기에 놀이 기구들이 있어서 사람들로 붐비는 뚝섬 한강 수영장을 갔고, 두 가족 정도가 갈 때는 규모는 작지만 한눈에 아이들 돌보기가 쉬운 반포 한강 수영장을 자주 찾았다. 
  거창 창포원 수영장에 앉아 있으니, 열정적으로 육아를 하던 날들이 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 당시에는 힘들었겠지만 너무나 그리운 나날들이다. 유아들을 키우고 있는 가족들이 거창을 방문해서 즐기는 모습을 보니 참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타지역 사람들에게 거창은 육아하기 좋은 곳이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했다. 
  창포원 수영장 주변에는 규모가 작은 편의점과 이동식 카페가 있다. 컵라면과 음료수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렀는데, 한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무언가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렀다.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엄마는 아이에게 “하나만 사!”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었다. 아이는 시무룩해져서 물건을 고르지 못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또 강조했다. “하나만 사야 해!” 

  부모들은 항상 불안하다. 아이들은 항상 갖고 싶은 게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이들을 감당하는 것이 버겁다고 생각해서 미리 아이의 의사를 차단해버리고 만다. 한정된 용돈에서 심사숙고하여 소비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을 아직 잘 모르는 부모님들은 더 그렇다. 강제가 아닌 허용적인 태도로 자율적인 선택권을 아이들에게 준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충분히 스스로 적절하게 절제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해나갈 수 있다.

  지금까지 나는 약 2년 동안 한들신문에 글을 써왔다. 내 글을 꾸준히 읽고 질문해 주신 분들에게 ‘10단계 부모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이 약간은 정립되셨으면 한다. 또 조금씩 기준을 세워나가고 계신 부모들에게는 좀 더 쉬운 육아를 배우게 되셨기를 희망한다. 무언가를 하기 전에, 10단계 부모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아이가 원하는 일일까?” 10단계 부모들에게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항상 우선이다. 아무리 좋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도 부모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인지 깊이 고민한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지 말고 우리 아이들에게 무한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부모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이것이 내가 이 글을 써온 목적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이 부모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일이며 쉬운 육아로 가는 지름길임을 부모들은 곧 알게 될 것이다. 부모들이 그들의 아이들에게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는 말을 끊임없이 하는 날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