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실천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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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실천율은?
  • 유혜민 기자
  • 승인 2022.11.14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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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 시행 중
낮은 실천율이 문제…앞으로의 대안은?
▲군청 내 LED 배너로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 홍보 중이다.(좌)  군청 또쓰 반납함에 1회용 플라스틱 컵이 가득하다.(우)
▲군청 내 LED 배너로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 홍보 중이다.(좌) 군청 또쓰 반납함에 1회용 플라스틱 컵이 가득하다.(우)

 

거창군은 지난 5월 9일부터 1회용품 소비문화 개선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를 시행하고 있다.
  군은 지난 4월 ‘거창군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고, 이를 전 직원이 숙지하여 1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다짐하고 주요 실천 지침을 서로 공유토록 했다.
  조례의 주요 내용으로는 1) 청사 내 1회용품 반입 금지, 2) 업무 공간에서 다회용컵과 텀블러 사용 생활화, 3) 내가 사용한 컵은 내가 씻기, 4) 각종 회의·행사 진행 시 다회용품·접시·용기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등이 있다.
  환경과는 이에 대해 부서 실태점검반을 구성하여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실천 지침이 준수되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거창군은 과연 얼마나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를 잘 지키고 있을까? 우선 점심 시간에 군청 앞을 지나다 보면 식사를 마친 후 산책을 하는 공무원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개인 텀블러보다는 1회용 플라스틱 컵의 개수가 월등이 많다. 식사 시간이 끝나 음료를 밖에서 다 마시지 못한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1회용 플라스틱컵을 가지고 청사 내로 들어가게 된다. 
  군청 앞에 설치한 또쓰 반납함에 1회용 컵을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거창형 공유컵인 ‘또쓰’는 가치공유카페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다회용컵이다. ‘또쓰’를 사용한 누구나 편리하게 컵을 반납할 수 있도록 군청을 비롯하여 곳곳에 반납함을 설치한 것인데, ‘또쓰’만 있어야 할 곳에는 음료가 들어있는 채로 1회용 플라스틱 컵이 버려져 있다. 또는 컵과는 관련 없는 쓰레기가 버려져 있을 때도 있어 군청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무원을 비롯하여 군청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를 담당하고 있는 환경과 김성남(자원순환담당) 주사는 “각 부서별로 담당자가 정해져 있지만 제재가 아닌 권고 수준일 뿐이다. 그리고 점심 시간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고 들어오는데 보통 1회용컵을 쓸 때가 많다. 환경과 직원들이 다회용컵 사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협조가 잘 안되고 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5월부터 시작된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는 이미 시행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1회용품 반입 시 제재라든지 불이익이 없고 오로지 개인의 실천 의지에 달려있어 실행이 잘 되지 않고 있다. 또한 업무 공간에서 다회용품을 사용하고 자신이 사용한 컵을 스스로 세척하도록 하는데, 청사 내에는 컵을 씻을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대해 담당 주사는 “일부는 개인 컵을 쓰고 스스로 세척하고 있지만 컵을 세척할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컵을 다량 사용할 경우에는 컵을 씻기 어려워 실천이 쉽지가 않은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위생 문제에 민감해진 것도 낮은 실천율에 한몫한다. 지난 3월까지 코로나 19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1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였다. 그로인해 카페 이용자의 위생이나 감염의 불안감을 야기하여 현재까지도 카페에서 제공하는 다회용품 사용을 망설이게 한다는 것이다. 담당 주사 역시 “개인 위생문제로 인해 다회용컵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이 아직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세척이나 위생 문제에 대해 신뢰가 생기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군은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담당 주사는 “앞으로도 ‘1회용품 없는 청사’를 꾸준히 홍보할 것”이며, “거창군 블로그 기자단을 적극 활용하여 지속적인 홍보에 힘쓸 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또한 환경부에서 12월 2일부터 세종시, 제주특별시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1회용컵 보증제도’를 군에서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1회용컵 보증제도’는 소비자가 커피나 음료 등을 1회용컵에 담아 살 때 보증금을 지불하고, 나중에 반납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이다. 1회용컵 사용량 감축이라는 정책 취지에 따라 다회용컵 사용이 늘 것을 고려해 거창군 환경과에서는 ‘다회용기 세척 사업’에 대한 국비를 신청한 상태이다. 다회용기 세척 사업은 장례식장 등 일회용컵을 다량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곳에 다회용컵이나 다회용기를 지원하고 별도의 세척 시설을 설치 또는 위탁 업체에 세척을 맡긴 뒤에 다시 필요한 곳에 납품하는 것을 말한다. 
  신청한 사업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내년에 국비를 받으면 공무원을 비롯해 군민 모두가 안심하고 1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게 다회용컵 세척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군 차원의 관리를 통해 위생이나 질병 감염의 불안을 낮추면서 다회용품 사용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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