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신년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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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신년인사회
  • 김강현 시민 기자
  • 승인 2023.02.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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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마을역사연구회 신년인사회를 다녀와서
▲단노을문화센터에서 주민들이 신년인사를 나누고 있다.
▲단노을문화센터에서 주민들이 신년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128,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행사를 준비하는 역사연구회 회원과 떡국을 준비하는 주민들의 바쁜 움직임에는 활력이 넘쳤다. 원탁으로 배치된 좌석은 이내 손님들로 다 찼다. 많은 마을을 다녀보았지만, 신년인사회를 이렇게 체계적이고 성대하게 치르는 곳은 처음이었다.

경쾌한 기타 소리와 함께 노랫가락이 장내를 흔드는가 싶더니 곧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소식지 발간 축하 공연으로 이어졌다. 사회자는 <봉우네 이야기>는 출향인과 고향을 잇는다는 주제로 역사연구회가 발간하는 두 번째 소식지라고 하였다. “봉우네는 봉우산 아래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니까 하성지역뿐만 아니라 웅양면 더 나아가 거창군까지 넓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붙인 이름이라고 소개하였다. 소식지는 2022년 하성마을역사연구회 활동과 출향인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았다.

 

1부 첫 시작은 역사연구회의 활동을 주민과 공유하는 장이었다.

마을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하는 인생 기록, 주민 스스로 안내자가 되어 삼국시대 역사·문화유산 하성(霞城)을 소개했던 주말여행, 무너져 가는 옛 산성 복원 방안도 나누었다. 이어 주민의 창작 동화 <고양골 호랑이>가 참여자의 낭독으로 이어졌고, 주말여행에 참여했다는 관광객은 청아한 목소리로 민요 한 가락을 뽑았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역사연구회 회원은 창작곡을 한바탕 멋들어지게 선보였다. 기타 반주와 노랫가락은 한껏 분위기를 돋우었고, 주말여행에서 새롭게 발견했다는 일소리, <적화 망깨놓기 소리>를 구성진 목소리로 재현하였다.

 

2부 신년인사회는 주말여행에서 안내 역할을 맡았던 주민이 진행했다.

예전 같으면 설날이면 마을을 돌며 어른들에게 인사를 했으나 시대에 걸맞게 간단한 인사로 덕담을 주고받자라며 오신 분들은 자유롭게 덕담을 나누었다. 주민들의 덕담과 대구에서 오셨다는 출향인의 인사, 면장님, 군의원 등등 많은 분이 하성지역에 관심을 드러냈다. 한 참여자는 앞으로 농촌 공동체 회복의 롤모델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라며 관심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길어진 덕담에 떡국이 퍼진다는 사회자의 넉살에도 적화 땅에서 농사짓는 일을 생업으로 살아온 <적화 농군의 노래>4절까지 부르며 행사를 마쳤다.

 

70여 명의 참여자는 단노을 식당에서 함께 떡국을 먹었다.

작은 시골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여 다양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감동적이었다. 하성마을역사연구회는 두 권의 마을역사책 발간에 멈추지 않고, 고향과 출향인을 잇는 소식지를 발간하고, 지역 주민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하이고~내 살아온 거 이야기 할라카마 책을 몇 권을 써도 모자란다.” 엄마한테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면 어김없이 듣게 되는 말이었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한 분 한 분의 삶을 기록하며 찾아낸 공통분모를 엮어내면 그것이 바로 역사가 되지 않겠냐.”라던 역사연구회 회원분의 말씀처럼 하성지역 신년인사회에서 또 하나의 가슴 벅찬 역사와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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