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찬 출발 ‘지애플’, 그러나 고민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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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찬 출발 ‘지애플’, 그러나 고민 필요하다
  • 장상규
  • 승인 2023.02.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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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코트 명칭 사용에 혼선
‘건물 난립’ 오명 벗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지난 2월 9일 지애플 개업식에서 식전 무대를 하고 있다.
▲지난 2월 9일 지애플 개업식에서 식전 무대를 하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 9일, ‘거창사과 푸드코트 지애플’을 개업했다. 지애플은 ‘거창’과 ‘사과’의 복합어로, 사과를 보고, 먹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표현한 것으로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거창군은 국내 5대 사과 주산지이며, 100년에 가까운 사과 재배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재배 가능한 지역이 늘어나 경쟁 심화를 겪고 있다.”라며 “거창 대표 농산물인 사과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지애플을 준공했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야심차게 개업한 거창사과 푸드코트 지애플은 개업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푸드코트’라는 명칭 때문이다.

사실상 비공식 명칭 ‘거창사과 푸드코트’
  거창군은 지애플을 꾸준히 ‘거창사과 푸드코트’라고 명명해 왔다. 보도자료나 각종 설명자료에도 같은 명칭을 사용했다.
  푸드코트는 거창 청년몰처럼 한 공간에 다양한 음식점이 모여 있는 형태를 말한다. 그러나 명칭과는 다르게 지애플은 단일 업체가 수탁해 브런치카페를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민ㄱ씨는 “거창사과를 다양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푸드코트라 해서 방문했는데 푸드코트보다는 대형 브런치카페에 가까운 인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군담당자는 “푸드코트를 조성하고 싶었으나, 논의 끝에 푸드코트가 아닌 농촌체험 및 가공 판매 등에 대한 ‘다목적 공간’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설계와 운영 방침을 수정돼왔다. 지난해 재정된 운영 조례에서도 ‘푸드코트’라는 명칭이 아니 ‘거창사과 융복합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지애플은 ‘거창사과 푸드코트’라는 명칭을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푸드코트는 아니었던 것이다.
  군담당자는 “담당부서에서도 푸드코트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공모, 선호도 조사를 통해 ‘지애플’이라는 명칭이 나오게 된 것”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거창군의 해명과는 다르게 아직까지 ‘거창사과 푸드코트’라는 명칭은 그대로 사용되고 있고, 방문한 이들에게 ‘신상 브런치 카페’로 소개되고 있다. 거창군도 이 건물의 정체성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ㄱ씨는 “건물의 취지를 알기 어렵다. 개업을 너무 서두른 것 같다. 명칭을 정리하고 활용방안을 수립하고 개업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 중복 우려도
  특히, 지애플의 기능 중복도 우려된다. 거창군은 앞으로 지애플만의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며 5월 중으로 매장 안팎에 시장을 형성해 농업인들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행사를 주기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애플 바로 옆 건물인 거창푸드종합센터에서도 지금까지 ‘도깨비 장터’ 등 농업인의 직거래 장터가 개최되어 왔다. 지애플만의 단독 행사가 열린다면 거창군 내 농산물 전체를 아우르는 로컬푸드 장터가 오히려 쇠락할 수 있다.
  한편, 최근 거창군은 ‘공간 난립’, ‘건물 난립’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지애플과 마찬가지로 취지를 알 수 없는 다목적 공간이 대거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애플도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명칭 정리와 취지에 맞는 올바른 공간 활용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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