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홍범도여! 아! 독립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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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홍범도여! 아! 독립군이여!
  • 권문상 변호사
  • 승인 2023.09.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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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25일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충무관 앞에 있는 독립군 및 광복군 영웅 흉상을 철거해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828일에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공동 청사에 설치된 홍범도의 흉상도 덩달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이러한 행태가 독립군과 광복군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련 공산당 가입 등 활동 이력 등 이력 논란이 있는 인물을 육사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이번 조치가 홍범도 장군을 겨냥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육군사관학교와 독립군 흉상

  우리 육군사관학교의 초기 교장들이 일본 만주군관학교 출신들이었고 4·19 혁명을 뒤집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세력도 육사 출신 군인들이었고 또 10·26 사태로 형성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싹을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잘라낸 세력 역시 육사출신 군인들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그런 곳에 우리 독립군 영웅들의 흉상을 설치해 놓은 것이 죄스럽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육사의 탄생배경과 그 출신 군인들의 과거행적을 떠나 육사가 대한민국 방위를 책임지는 대한민국 국군의 최고급 장교들을 양성하는 기관이라는 현실 때문에 자랑스러운 독립군 영웅들의 흉상을 그 교정에 설치하는 것은 거의 반론 없이 실행되었었다. 그런데 이제 그 흉상을 철거 하겠다고 한다. 불과 2년 전, 우리 공군 전투기 6대의 호위를 받으며 장군의 유해가 호송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이게 나라라는 자부심과 감동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그 흉상을 철거한다느니, 국방부 유튜브에 있던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다느니 하는 작태를 보면서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함에도 왜?

  국방부와 육사는 이번 조치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나열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홍범도의 소련 공산당 가입전력이다. 그 논리의 빈약함으로 지면을 채울 수는 없지만 이에 대해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재빠르게 찬성 견해를 밝히면서 그것이 대통령의 뜻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국방부와 육사의 조치는 홍범도기념사업회는 물론 광복회, 3·1독립유공자유족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등 독립운동관련단체, 범야권의 정치권, 학계가 거의 한 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음은 물론 의외로(?)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을 포함한 모든 언론에서 사설, 칼럼, 보도 등을 통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찬성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김태흠 충청남도지사, 안철수 의원, 윤주경 의원, 김웅 의원 등 많은 여권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심지어 홍범도함의 함명 변경과 관련 군내부에서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윤석열 정부는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많은 국민의 추앙을 받고 있는 독립운동가 홍범도를 겨냥했을까? 정치하는 분들의 그 깊은 속까지 알 수는 없으나 전 정부(문재인 정부)에 대한 시샘 내지 열등감?(‘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왜 굳이 육사에 홍범도 장군 흉상을 설치했는지도 생각해보라는 윤대통령의 발언으로 추측 가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사실상 찬성하는 정부가 반일=공산주의라는 색깔 씌우기로 돌파하려는 꼼수?, 그것도 아니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천공(법사? 스승?)의 지시 대로 하겠다는 것일까?

  그들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이번에 또 그들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홍범도 장군의 흉상, 독립군들의 정신이 그 답답한 육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국민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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