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이시진
상태바
[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이시진
  • 김혜림 인턴 기자
  • 승인 2023.11.27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과 하나로 세상을 놀라게 하겠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사과숲애 대표 84년생 이시진이라고 합니다. 주상에서 사과 농사와 더불어 미술로 풀어가는 복합문화공간 사과숲애를 운영하고 있어요.

Q)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요?

A) 경상대학교 사범대 미술교육학을 전공하고 임용을 준비하던 중 기회가 닿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마케팅 담당으로 입사하고 서울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임용 준비 중에 만났던 그때의 남자친구가 어느 날 농부가 되겠다고 선언하였고 지금의 남편이 되었어요. 그렇게 남편은 자기의 길을 걸어가고 저는 저만의 길을 걸어가며 주말부부로 함께하던 중 새로운 인생의 갈림길에서 농부로서의 삶을 살아 보고자 결심하고 귀농하게 되었어요.

▲시진 씨가 판매하는 ‘사과 버터란’
▲시진 씨가 판매하는 ‘사과 버터란’

Q) 이 일을 하면서 어떠셨나요?

A)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 곁으로 오고 보니 그 사이에 시골과 농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농사는 힘들게 키운 만큼 값진 대가를 받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농부가 열심히 지은 작물에 대한 가치는 점점 퇴색되어 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변화가 필요했던 시점이었고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녹여 저만의 상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어요.‘미술로 풀어가는 사과 클래스라는 테마로 오직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하고 다양한 체험 행사를 개발하고 사과 체험장을 운영해가며 농장을 방문하는 고객과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농작물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감사하게도 소정의 성과가 있어 농장이 외부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거창의 가 볼 만한 곳 1에도 선정될 만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방문객들도 부쩍 많아지게 되었어요. 외부 고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다 보니 저희 사과숲애를 방문하기 위해 거창을 처음 오셨다는 말씀을 자주 듣게 되었어요. 이런 분들께 거창과 이곳에서의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하실 수 있게 할 수 있는 지역특산품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그런 마음으로 지난 5년간 큰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사과 버터란가공식품을 개발하게 되었고 많은 분의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었어요.

Q) 일 하면서 장단점이 있다면요?

A) 과수원 생활이 도시의 북적대는 분주함과 오고 가는 부산스러운 바쁜 삶에서 벗어나 고요함과 정적인 것이 장점입니다. 반대로 사과나무에 파묻혀 살다 도시로 나오면 사람멀미가 날 만큼 외롭기도 한 길입니다. 단순히 농사를 짓는 일에서 끝나지 않고 소비자가 방문하는 서비스업을 함께 하고 있어서 양쪽의 감각을 잃지 않는 선을 지키며 조율해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저에게는 아직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Q) 이 일을 하면서 앞으로 바라는 점은요?

A) 이제는 농업이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저도 사과 재배, 거창의 다양한 로컬재료를 이용한 특산품 개발, 체험, 문화 등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복합문화공간 사과숲애를 만들어 가겠다는 큰 꿈을 그리며 한발짝 나아가 보려해요.

Q) 거창에 살면서 장단점이 있다면요?

A) 제가 본 거창은 조금 특별한 곳입니다. 소도시인데도 각종 생활환경이 갖춰진 곳이거든요. 물론 대도시만큼 충분한 문화와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타지역 비슷한 규모의 도시와 비교했을 때는 부족함이 없는 것이 장점인 것 같네요.

  단점은 없지만, 앞으로 거창군민들이 힘을 모아 거창을 더 빛나는 곳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Q) 청년정책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요?

A) 정책을 만드는 곳에서 매년 다양하게 많은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쉬운 건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춤한 사업들이 각각의 해당 부서별로 나뉘어 별도로 공지되고 한눈에 읽히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공지 또한 다른 현안들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고요. 적어도 만들어지는 정책들이 청년들 사이에서 충분히 교류될 수 있도록 청년정책만을 따로 묶어 공지하는 매체가 존재해서 좀 더 쉽게 정책에 접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A) 사과 숲에서 저희가 가꿔온 일들은 단순히 사과를 재배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재배 및 체험 환경을 구축하고, 사과라는 작물에 맞춤해 하나라도 더 얻어 갈수 있는 교육 및 치유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그분들의 입맛에 맞는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이 녹아들어 지금의 사과숲애가 만들어졌어요. 너무 당연하게도 많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고요. 기회가 닿는다면 비슷한 고민 중인 많은 청년들에게 제가 경험한 숱한 난관을 조금은 수월케 풀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가교 역할을 해보고 싶네요.(웃음)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2023년은 저희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던 해였습니다. 재배와 체험 또 가공 상품 모두 한 발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된 해이기도 하고요. 지난 10년이 내실을 다지고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서두르지 않고 저희만의 걸음으로, 세상에 저희를 보여주기 위해 좀 더 노력해 사과 하나로 세상을 놀라게 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