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시선〕 2024년, “앞다투는 길은 좁으니...”
상태바
〔한들의 시선〕 2024년, “앞다투는 길은 좁으니...”
  • 한들신문
  • 승인 2024.01.09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과 기대를 담은 덕담이 오가야 할 때이지만, 우리의 정치 상황은 그러기에는 여전히 멀어 보인다. 경제난과 안보위협, 인구소멸 위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앞날을 위협하는 난제들이 쌓여 있지만, 해법을 찾아야 할, 대화와 타협이라는정치의 복원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대통령의 신년사는 야당과 비판세력을 겨냥하는 듯한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의 싸움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신년사도 소망도약을 약속한다. “새해에 우리 국민 모두의 삶이 더 나아지고,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뛸 것을 다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민이 늘 옳다.”이념 논쟁을 멈추고 오직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지난해 10월이다. 그런데 석 달도 지나지 않아 이념에 기반을 둔 카르텔과의 싸움을 신년사를 통해 선언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야당과의 대화·협치를 말하기는커녕 겁박하는 것이 새해 첫날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자리에서 할 말인지 묻고 싶다.”고 평했다.

  <교수신문>이 해마다 교수들의 추천과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장자>에서 유래된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이 말은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처지를 잊어버린 모습'을 가리키며이로움을 보느라 의로움을 잊었다는 의미라고 한다. ‘견리망의를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추천한 서예가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라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채 100일도 남지 않았다. 정치의 양극화가 극심한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이번 총선 과정이 양극화의 심화를 부채질할 것이 우려된다. 김병기 교수는 추천사에서 조선 후기의 문인 이양연의 딱따구리(啄木鳥)라는 시를 소개한다. “딱따구리야! 나무를 너무 쪼지 마라, 고목 속이 반밖에 안 남았구나. 비바람은 차라리 걱정이 안 된다만, 나무가 쓰러져 네 집이 없어질까 걱정이구나.”

  “제 집이 없어지는 줄 모르고 목전의 이익을 얻기 위해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나 결국은 공멸하는 줄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 편의 이익만 챙기는 견리망의의 모리배들이나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사자성어 선정을 계기로 내년에는 견리망의가 아닌 견리사의의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병기 교수의 추천사는 이렇게 희망으로 끝맺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부산 방문 도중 60대 남성에게 흉기 습격을 당하는 정치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극단적 양극 정치가 이런 정치테러를 낳는 근원이며, ‘민주주의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의 발판이다.

  “앞다투는 길은 좁으니 한 걸음 물러나면 한 걸음 넓어진다.”<채근담>의 지혜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정치의 양극화를 막고 협치의 새싹을 틔우는 밑거름이 되기를 이 새해에 소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