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새미 등산기 #23 오늘도 참 좋았습니다 백두산의 꽃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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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새미 등산기 #23 오늘도 참 좋았습니다 백두산의 꽃 이야기 (1)
  • 글/촬영 : 조 성 식
  • 승인 2024.01.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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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의 영산 백두산은 고도가 높고 여름이 짧기 때문에 6월부터 9월 사이에 모든 꽃이 일제히 피어나고 열매를 맺는다. 따라서 천지를 중심으로 그 주변의 넓은 평원은 온갖 야생화로 수를 놓는다. 종주 중에 눈이 모자라도록 피어 있는 야생화를 보노라면 우리는 환상의 세계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따라서 야생화를 조금이라도 촬영한다고 하는 꽃쟁이들은 한두 번은 반드시 다녀오는 곳이기도 하다. 나도 6회에 걸쳐 꽃탐사를 다녀왔고 100여 종류의 꽃을 촬영하였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진귀한 꽃을 중심으로 22점을 3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서파의 왕지(王池) 가는 길 양 옆의 평원에는 온갖 들꽃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어 처음 갔을 때 그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수십만 평의 평원에 꿩의다리, 냉초, 어수리, 자주꽃방망이, 여로, 손바닥난초털쥐손이풀 등 온갖 야생화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에서도 길게 하늘을 향해 외줄기 꽃을 피우는 <냉초> 가 단연 돋보였다. 높은 산에 드물게 1m 이상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데 이곳에는 지천으로 깔려있다.

 

냉초
                                                              냉초                   

  서파를 오르는 마지막 주차장에 내려 5호 경계비를 오르는 1,300계단 양 옆으로는 본격적으로 고산 야생화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도 산 전체가 황금색 빛깔로 물들인 꽃이 눈에 확 들어온다. ‘꿈 많은 소녀라는 꽃말을 가진 <금매화>. 함경북도 이북의 높은 산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40~80cm 자란다.

 

 

금매화
                                                              금매화

  이제 본격적인 종주 코스로 접어들어 청석봉(2,662m) 가는 길에 수많은 꽃이 유혹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나의 눈에 띄는 꽃이 있었다.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꽃 <비로용담>이다. 10cm 안팎으로 자라는 너무도 앙증맞고 귀한 꽃이 하늘을 향해 무어라 외치는 듯 입을 벌리고 있다. 금강산 비로봉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비로용담
                                                         비로용담

  흥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국 쪽의 최고봉 백운봉 (2,691m)을 가기 위해 한 시간쯤 내려가 평원에 도착했을 때 끝없이 펼쳐져 있는 노랑꽃 무리를 만나게 된다. 눈이 모자라 보이질 않는다. 곰취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있는 그런 곰취가 아니다. 잎이 화살촉처럼 뾰족하다. 그래서일까 이름도 <화살곰취>라 불린다.

 

화살곰취
                                                        화살곰취

 

  중국 쪽 최고봉 백운봉(2,681m)에 올라 짙푸른 천지를 배경으로 담은 <두메양귀비>의 자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노랑나비가 모여 춤을 추는 듯 하늘거리고 있다. 2년생 초본으로 5~10cm 크기로 높은 고산지대에서만 자생한다. 

 

두메양귀비
                                                             두메양귀비

 

백운봉을 지나 녹명봉 가는 완만한 평원에 보라색 꽃이 군락으로 지천으로 피어 있다. <두메자운>이다. 국내에도 자운꽃은 많지만, 두메자운은 2,000m 이상 높은 곳에서만 10cm 내외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두메자운
                                                            두메자운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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