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거창교도소 예산 미편성, 그 이유는?
상태바
2016년 거창교도소 예산 미편성, 그 이유는?
  • 박재영
  • 승인 2015.11.26 16:49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산 미편성과 군수 재선거 앞두고 거창군 구치소 공사 강행 밝혀 혼란 부추겨


내년도 거창 구치소 신축 예산이 주민들의 민원으로 미편성된 가운데 군수 권한대행 체제하의 거창군이 공사강행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거창 법조타운' 내 구치소 신설을 추진해 오던 이홍기 전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함으로써 거창구치소 이전 문제는 내년 4월 재선거 이후까지 잠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거창군이 기자회견을 열어 거창구치소 신축공사를 올 12월 중에 강행할 뜻을 밝혀 혼란을 더욱 증폭 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이런 가운데 거창구치소 신축공사 대표계약자로 선정된 (주)에이치엔씨는 과장급 직원을 거창으로 내려보내 공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범대위측 류현덕 대변인은 "2015년도에 받은 예산은 토지보상과 수용에 거의 소진되었고 남은 자금이 일부 있습니다만 아직도 토지매입이 덜 끝났고 보상금 지급도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고작 100억 정도 남은 예산을 빌미로 입찰,계약 등 원인행위를 하여 착공을 하겠다고 발표를 하였으나 이 자금은 착공도 하기 전에 다 소진될 예산이며 그후에는 공사일정에 있어 아무 할 일이 없게 됩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재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군수 출마 예정자들은 구치소 신설 문제와 관련하여 '지금 부터 더 이상의 행정 절차를 진행시키지 말고 중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군수 권한대행 체제하에서 미래 거창의 재앙이 될 학교 근처 교도소 행정업무를 군수 재선거 때까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구치소와 무상급식 문제로 군정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내년 선거에서 구치소 이전쪽 군수가 당선되면 '공사 강행으로 인한 매몰 비용이 더 크진 상황에서 이전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만약 군수가 바뀐다면 장소 이전은 가능할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다. 장소 이전을 주장하며 군수 후보를 준비 중인 두 후보를 만나 그 가능성을 물어 보았다.

A후보
"군수가 바뀌면 당장 군에서 해주기로한 구치소 신설과 관련된 도로, 쓰레기 처리장,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협조가 어려워 진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이홍기 전 군수의 의지가 워낙 강해 지금껏 여기까지 왔지만 군수가 바뀌면 논리도, 공무원들의 생각도 달라진다. 군청의 협조 없이는 절대 이 자리에 구치소가 들어설 수 없다"

B후보
"군수가 의지를 가지고 기존의 도시 계획이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며 도시계획 변경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한 명의 군수와 몇몇 공무원들이 들여온 사업이기에 한 명의 군수와 몇몇 공무원들이 바꿀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장소 이전의 자신감을 보였다. 이렇듯 현실적으로 이전을 원하는 군수가 당선되면 구치소 위치변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후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아 의견을 물을 수 없었다.)

이에대해 거창군측은 "거창 구치소 사업은 군수 개인의 일이 아닌 거창군이라는 자치단체가 대의 기관인 거창군 의회에서 관련조례도 만들고 승인을 받아서 한 일인데 군수 개인이 바꾸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거창군 측의 입장에 대해 A후보와 B후보는 각각 "지금까지 이 사업을 추진해 온 공무원 입장에서는 이렇게 밖에 이야기할 수 없지 않겠느냐, 군수가 바뀌면 입장이 달라질 것이다."라며 "이제까지 이홍기 군수 개인 의지로 여기까지 온 것인데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무슨 설득력이 있겠는가" 반문하며 거창군측에 "행정이 무엇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것"을 요구했다.

구치소 예산 둘러싼 논란, 거창군 꼼수로 드러나

이번 기자회견은 이런 혼란을 부추기는 일 말고도 그간 군민들이 1년 넘게 벌여온 교도소 반대운동의 열기와 성과를 애써 무시하는 듯 하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2015년 10월 법제사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남궁석)이름으로 제출된 '2016년도 법무부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 보고서'를 보면 거창 법조타운 내 주요 시설인 거창교정시설 신축, 창원지검 거창지청 신축, 거창보호관찰지소 청사 이전 신축 사업은 "지역 민원"으로 2016년도 예산 편성에서 '모조리' 제외 되었음을 알 수 있다.(도표참조)

사본 -도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 초 법무부에서 기재부로 거창 구치소 관련 예산 신청이 있었겠지만 기재부 국유재산 조정과에서 국회 법사위의 의견을 반영해 기재부 예산실에 예산안을 올리지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도 거창구치소 신축관련 예산이 거창군이 지난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주민 반발이 심하여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예산이 제외된 것은 '공사 착공 지연으로 사업비 집행율이 낮아서'라고 밝힌 거창군은 왜 공사 착공이 늦어졌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지난 3월 18일 법무부가 조달청을 통하여 낸 거창구치소 공사발주 공고가 새정치민주연합 법사위 의원들의 '주민 의견 수렴없는 일방적 학교 인접 교정시설 건설 재검토' 요구로 무기한 연기 되었다가 지금에야 업체 선정이 이루어진 이유는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대해 거창군 이상준 과장은 "결과적으로 예산이 미편성된 것은 맞지만 올해 책정된 예산을 사용 못했기 때문에 내년 예산이 미책정된 것일 뿐 공사진행에는 아무른 지장이 없다"고 밝히면서 그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어쨌든 주민반발로 공사 착공이 지연되어 내년 예산이 삭감된 것인데 거창군은 말장난으로 또 한번 거창 군민들을 속이려 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법조타운 추진 당시부터 지금까지 거창군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군민들에게 진실을 제대로 알리고 설득하는데 문제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민원을 우려한 법무부가 현 성산마을 위치는 구치소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두 차례나 냈음에도 거창군과 '법조타운 유치위원회측'은 급조된 가짜 서명부를 만들어 법무부에 3만명이 찬성한다고 거창 민심을 왜곡시켜 전달했다.

그 뿐만아니라 교정시설이 인근의 합천이나 함양으로 가면 지원, 지청도 그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리기도 했다.

그 외에도 법조타운 내 '출입국관리사무소 출장소 유치 예정'이란 문구로 마치 유치가 확정될 것처럼 홍보하다 아직 법무부 관련부처에 서류도 접수되지 못한 사실이 시민들의 '정보 공개 청구'로 탄로가 나기도 했다.

이런식으로 주민의견 수렴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민을 속여온 거창군의 구치소 유치 사업은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는 게 다수 군민들의 생각이다.

거창군은 이제 다수 군민의 뜻에 따라야

이번 기자회견을 함께 논의하고 기획한 법무부와 거창군은 지금이라도 거짓 서명부로 시작한 거창구치소 사업을 중단하고 '거창 구치소 문제는 군민들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미 '범대위'가 강력 대응을 경고하고 나선 마당에 법무부와 거창군이 이를 무시하고 성산마을 일대 구치소 건설을 계속 강행한다면 갈등과 분란만 격화시킬 뿐이다. 특히 거창군은 군수 궐위의 비상상황에서 행정에 혼란과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거창군의 최대 이슈로 부각된 구치소 문제는 군수가 바뀌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거창군은 지금이라도 군민들의 뜻을 제대로 살펴야 할 것이다.


- 기획취재팀 / 이종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그자리교도소시러 2015-11-28 06:22:04
한들신문 바른 소식 고맙습니다.

그자리교도소시러 2015-11-28 06:20:08
말도 안 되는 허황된 계획으로 백성을 우롱하고, 들끓는 민심 하나 못 챙겨내는 관아가 뭔 쓸모인가요? 제 주머니 코앞에 대롱댸롱, 관 주변 맴맴도는 그러저러한 치들도 양심같은 게 남아있다면
두고두고 대를 이어 그 저지레 부끄러울 것임에!!
건강한 민심은 섭리와도 같아 세월에 묻히지 않고
펄펄 살아있을 것임에!! 그자리 교도소, 말도 안된다는 건 온~ 세계가 인정할 것이오!!

거창촌님 2015-11-26 18:35:42
최상 최고의 투명한 기사 감사합니다.

산돌 2015-11-26 17:05:17
11개 학교 밀집지역 반경 300미터 이내에 교도소를 신설한다면 이게 제대로된 나라냐?

거창교도소는 학교 외곽으로 부지 이전해야 마땅하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