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가격 안정, 수입이 아닌 ' 재해 지원'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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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가격 안정, 수입이 아닌 ' 재해 지원' 으로!
  • 한들신문 논설위원회
  • 승인 2024.02.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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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미국, 뉴질랜드와 사과 수입을 위한 검역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전국적으로 관련 지자체와 사과 농가가 술렁이고 있다. (관련 기사 : 1)

  언론보도 내용은 정부가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외국산 사과 수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인 사과와 배 등 핵심 과일의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자, 수입으로 공급을 늘려 가격을 잡겠다는 것이다. 보도에서와 같이 그동안 사과가 신선과실 상태로 공식 경로를 거쳐 국내로 수입된 적은 없었다.

  요즘 사과값이 예년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4년여 만에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이상저온과 우박 등 줄 이은 자연 재해로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단기 처방에만 매달려 외국산 사과 수입을 강행한다면 큰 폭으로 치솟은 각종 영농자재비와 인건비, 자연재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사과 농사를 지어온 농가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국내 사과 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의 사과 수입 추진에 대한 보도 이후에 사과재배 농민단체 등은 즉각 반발했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와 한국사과연합회는 정부의 사과 수입 논의를 즉각 철회하라는 규탄 성명까지 발표하고 나섰다. “사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민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중요한 먹거리 중 하나다. 우리 과수산업은 각종 농자재값의 폭등, 인건비 상승, 농촌인력의 고령화 등 FTA의 거센 파고 속에서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많은 희생을 감당하며 힘겹게 성장해 왔다.”고 그간의 과수산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봄 동상해, 긴 장마, 고온과 습기가 지속됨에 따라 탄저병 등 각종 병해충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여 사과 생산량이 감소한 점과, 생산량 감소로 인하여 사과값이 높아졌고, 소비자의 부담도 더 되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점을 밝혔다.

  사과재배 농민단체 등은 일시적인 생산감소로 인한 수급 불안을 단기 처방인 수입에 의존하지 말고 식량 작물이나 축산업에 대한 재해대책에 상응한 재해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과수농가에도 희망을 주기 바란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직 정부 당국이 명시적으로 사과 수입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배뿐만 아니라 오렌지·망고 등 수출국에서 수입허용을 요청한 농산물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수입위험분석(IRA)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외 다른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사과의 수입 추진을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각종 농자재값의 폭등, 인건비 상승, 농촌인력의 고령화 등 FTA의 거센 파고 속에서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많은 희생을 감당하며 힘겹게 성장해 온우리 과수 농민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 수입 추진에 대한 과수 농민의 불안을 씻어줄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주장하는 일각에서는 소비자에게 금사과강요하지 말고, 즉각 사과 수입을 허용하라.”고 거들고 나선다. 소비자의 권익 이전에 우리의 먹거리를 어떻게 제대로 성장시킬 것인가하는,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의 관점에서 장기적인 과수 산업의 발전에 대해 대처하는 근본적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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