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쟁이들이 꽃을 카메라에 담는 기본 조건은 꽃의 아름다움에 있다. 그러나 백두산에는 워낙 아름다운 꽃들이 많아서 꽃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꽃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에 더 관심을 갖는다. 그 배경 중에 으뜸은 단연코 천지와 그를 둘러싼 봉우리들이다. 천지를 배경으로 꽃을 담을 수 있는 최적지는 단연 용문봉(2,606m)을 꼽는다. 나는 이 곳에서 천지를 배경으로 수백 번의 셔터를 눌렀다. 그중에서 나도개미자리, 구름송이풀, 좁은잎돌꽃, 산용담은 작품으로서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키가 모두 10cm 안팎으로 작다는 것이다.
<나도개미자리>는 석죽과로서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5cm 안팎으로 자라는 다년초로 7~8월에 가지 끝에 흰색 꽃이 1개씩 달린다. ‘나는 당신의 것’이라는 예쁜 꽃말을 가지고 있다.
<구름송이풀>은 현삼과로서 구름이 많은 고산에만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년초로서 5~15cm 크기로 자라며, 진한 보라색이 돌아가며 촘촘히 달린다.
<좁은잎돌꽃>은 돌나물과로서 북부지방 높은 돌밭에 자라는 다년초로서 10cm 안팎으로 자라며 줄기 끝에 홍자색의 꽃이 달린다.
<산용담>은 용담과로서 비로용담과 함께 고산에서만 사는 다년초로서 8~9월에 10~20cm 자란다. 꽃은 줄기 끝에 연한 황백 색의 꽃이 달린다.
ㆍ소천지에서 용문봉을 오르며 담은 꽃들
북파의 마지막 호텔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오르노 라면 축구장 몇 개에 해당하는 작은 호수가 나온다. 이름하여 소천지라 하는데 이곳에서 용문봉을 오르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언덕에 닻꽃, 물매화, 껄껄이풀, 구름국화, 씨범꼬리, 만병초, 좀참꽃, 가솔송, 숙은돌창포, 초롱꽃, 각시투구꽃 등 수없이 많은 꽃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좀참꽃, 가솔송, 산매발톱, 구름국화가 이곳에서는 지천으로 깔려 있어 좀처럼 흥분을 감추기 힘들다.
<좀참꽃>은 진달랫과로서 30cm 안팎으로 자라는 고산식물이 다. 진달래와 꼭 닮았지만, 너무도 작고 앙증맞아 신기하기만 하다. 7월에 붉은색 꽃이 핀다.
<가솔송>은 역시 진달랫과로서 10~20cm 줄기에 단지 모양의 꽃이 아래를 향해 달린다. 마치 올챙이가 입을 내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너무 귀엽다. 잎이 전나무 잎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산매발톱>은 국내에서는 원예식물로 많이 팔고 있지만, 자연 산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고산 암석지에 나는 다년초로 50cm 안팎으로 자라며 보라색 꽃이 줄기 끝에 하나씩 달린다.
<구름국화>는 백두산 고산지대에 30cm 안팎으로 자라는 다년 초로서 7~8월에 줄기 끝에 연자색의 꽃이 한 개씩 달린다.
<▶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