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에 이동성(근육)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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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에 이동성(근육)의 중요성
  • 영대가정의학과의원 김종욱원장
  • 승인 2024.03.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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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저서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에서 소개한 바 있는 4M, 미국 노인병학회 등에서 발표한 건강하고, 느리게 나이 드는 삶에 도움이 되는, 이동성(Mobility), 마음 건강 (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의 약자로, 오늘은 이동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은 사망 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평균 707일을 보내고, 드는 비용이 연 3,000만 원에 이른다게다가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까지 감안하면 노년에 정상 보행하는 것이 큰 축복인 듯하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근육량이 감소하여, 가장 건강했을 때를 기준으로 팔다리 근육량이 남성은 15kg, 여성은 10kg 정도가 줄면 여생을 누워 살아야 하는데, 결국 근육량 감소분 중 절반 정도를 잘 지키면 사망할 때까지 독립적 으로 사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떤 책에서는 근육량 1kg1,500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기술하기까지 한다. 인간의 근골격계는 적어도 100만 년 이상 이동과 생산수단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탈 것과 기계가 보급되면서 근골격계가 흐트러지고, 신체기능은 크게 낮아졌다. 그 대가로 성인기 이후 수십 년 동안 근골격계의 불편과 몸과 마음의 질병, 나아가 노년기의 신체기능 저하와 장애를 겪게 된다. 현대인이 신체활동으로 사용하는 하루 평균 열량은 250~300kcal인데, 수렵 채취사회의 인류가 하루 10~20km 정도를 걷거나 뛰면서 소모한 에너지를 900~1,800kcal로 추정한다. 이 차이가 수많은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결국 신체기능을 유지하는건 운동량에 달려있다.

  운동은 많이, 자주, 열심히 해야 한다. 최소한 일주일에 중강도 기준으로 2시간 30분 정도는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고, 5시간 이상 운동을 하면 더 좋다. 중강도란 땀이 나고 숨이 약간 찬 정도를 의미한다. 요즘 유행하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면 중강도 운동의 절반만 해도 같은 효과를 얻는다. 결론적으로 주 3회는 건강증진을 위해 운동해야 하며 일주일 에 적어도 두 번 이상 몸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근육량을 늘이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노년층에서는 정기적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면 위식도역류, 소화불량, 변비, 과민성방광, 불면 등 온갖 증세가 호전된다. 식욕 조절 이상, 우울감, 인지기능, 온 몸의 통증도 개선된다. 자세와 체형, 체성분이 눈에 띄게 변화하기 시작하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하다.

  숨이 가쁘고 땀이 뻘뻘 나게 운동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돕고, 복부지방을 태우며 근육이 에너지를 더 효과적으로 처리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혈관이 탄성을 유지하며 뇌와 근육에서는 뇌세포의 회복을 촉진하고, 노화 속도를 늦추는 유익한 호르몬들을 만들어 낸다.

  중추신경계의 여러 회로도 불꽃처럼 켜지는데, 이는 그 자체로 부작용이 없는 항우울제이자 진통제로서 효과가 있다.

  일상적으로 격렬하게 운동하는 선수들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포함해 전반적 인지기능이 훨씬 잘 보전되어 있다. 결국 운동이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노후를 위해 적어도 한 번에 30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주 2회 이상 해야 한다고 권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게 최소한이라는 말이다.

  이동성이 중요한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 내재 역량이 어느 정도 이하로 떨어지면 기저귀를 차야 한다. 이 단계가 되면 많은 어르신이 요양시설에 들어가야 한다. 많은 분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지만 이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는 고민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평소 신체활동과 움직임을 최대한 통합해야 한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더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하루 20를 걷고 뛰는 정도는 끄떡없다. 그 다음에 우선 충분한 영양과 수면이 필요하고, 관절 가동 범위를 확보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금고나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적절한 운동으로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이동성(mobility)이 좋은 사람이 진정한 부자임을 명심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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