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시선]한걸음 뒤에서 살피고 한걸음 앞서서 계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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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의 시선]한걸음 뒤에서 살피고 한걸음 앞서서 계획해야
  • 한들신문 논설위원회
  • 승인 2020.11.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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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행락철이다. 여느 때와 다르게 코로나-19의 숨 막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찾는 거창 지역 가을 여행이, ‘이용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인근 거주 주민의 불편’, 그리고 교통 주차 등 이용 편의 시설 취약등의 문제를 남겨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월천 의동 은행나무길’, 북상 서출동류 걷기 길’, 신원 감악산 감국 꽃밭은 우리가 곁에 두고 오래도록 지켜 가야 할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연 자산이다. ‘공중도덕을 지키자라는 낡은 상투적 표어를 되뇌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오염되고 훼손된 자연뿐만이 아니라 이용객이라는 이름의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우리, 행락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의 불편도 문제다. 결국 공공의 자산인 자연의 보전과 그 속에 살아가는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일, 그 일은 지방 행정의 과제일 수밖에는 없다.

군 행정이 이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고자 한다면 예산과 인력의 부족’, ‘예산 수립 후 개선 공사 계획등 옛날의 상투어를 앞장 세우는 것이 아닌, ‘세밀한 평가(문제 진단)’와 그에 근거한 계획 수립이 먼저다. ‘평가와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어떻게하는가이다. 누구주민이요, ‘어떻게듣는 것이다. 주민에게 묻고 듣는 것이 주민의 한걸음 뒤에서 살피는일이다.

한걸음 앞서야 한다는 것은 주민에게 묻지 않고, 듣지 않고, 시행부터 하는 일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먼저 문제를 예상하고 진단하는 일이다.

이제는 공공 디자인이 업무 매뉴얼이 되어 행정에 깊이 각인되어야 한다.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디자인은 아직 학술적 법제적으로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은 개념이라서 쓰는 기관이나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간단하게는 공공 영역의 디자인이다. 행안부의 2007년 연구 매뉴얼,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공공디자인 매뉴얼>에서는 공공장소의 여러 장비·장치를 합리적으로 꾸미는 것으로 제품, 산업디자인 등 사적 영역이 아닌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 등이 설치·관리하는 기반시설, 매체, 가로시설물 등을 위한 공적 영역의 디자인으로 국가 공공기관의 관리 안에서 국민의 다양한 사회 문화적 가치와 교구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어려울 것 없다. 좋게 아름답게 공공의 시설,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2011년 작고하신 감응의 건축가정기용님이 남긴 감응의 건축이라는 책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만 10년 동안 무주에서 진행한 크고 작은 공공건축물 30여 개 프로젝트(건축, 리노베이션 등)에 대한 정리와 체험을 풀어낸 책이다.

 

건축가는 해결사가 아니라 변화하는 다양한 현재적 삶을 더 잘 조직하기 위해 여러 분야를 이해하고, 매개하고, 조절하고, 조합하고, 그러면서 판단하고, 번역하고, 해석하고, 형태화 하는 사람이다. , 끊임없이 자기 혼자만의 상상력에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 이외의 수많은 전문가, 수많은 사람, 기술, 경향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는 독특한 전문가이고 조절자다. 한마디로, 건축가는 여러 곳에 감응하는 열린 사람인 것이다.”

책에 나온 정기용 님의 말씀이다.

 

행정가에게, 공무원에게 건축가가 돼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인용한 글에서 건축가라는 말을 행정가’, ‘공무원으로 바꾸어 읽을 때 우리가 어색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걸음 뒤에서 살피고 한걸음 앞서서 계획하는 거창군 행정, 우리의 희망을 얘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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