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교차로 통행, ‘보행자가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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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교차로 통행, ‘보행자가 우선입니다’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2.08.30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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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회전교차로 총 13개소로 확대돼
“배려 없는 운전에 보행자 안전 우려”
아림초 학부모 등 반발 거세
▲대동 로터리에 개설된 회전교차로이다.
▲대동 로터리에 개설된 회전교차로이다.

 

거창 내 곳곳에 들어선 회전교차로가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차량 통행이 원활해지는 효과로 운전자들은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는데 반해 보행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거창군은 지난해 거창읍에만 총 8개소의 회전교차로를 만들었다. 여기에 올해 공사가 진행된 충혼탑 아래, 코아루 아파트 앞, 그리고 현재 공사를 하고 있는 법원사거리를 포함해 총 5개소의 회전교차로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회전교차로 개설로 인해 운전자들은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출근길 신호 대기시간이 상당히 짧아졌으며 시가지 내 교통체증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는 탓에 교통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청소년들이 구인모 거창군수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청소년 ㄱ씨는 “거창 내에 학교 학생들, 제 주변 지인들에게 거창군에 건의하고 싶은 교통 관련 문제점은 무엇인지 물어보니 주된 답변이 회전교차로였다.”라며 “회전교차로에서 차량이 양보해주지 않아 보행자들이 횡단보도 위에서 많이 기다리고 있고,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회전교차로가 연속해 들어설 경우 통행량 증가와 통행속도 상승으로 인한 사고를 걱정하고 있다.
  아림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학교 앞 교차로를 회전교차로로 바꾸려는 거창군의 계획에 강력히 반발했다. 당시 학부모 ㄴ씨는 “거창읍 강남 지역에도 회전교차로가 생기면서 큰 차들의 통행량이 늘었고, 특히 운전자들이 우선순위를 지키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라며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시야가 넓지 않고, 큰 트럭들이 덩치가 작은 아이들을 못 볼 가능성도 있는 만큼 (회전교차로를) 설치해서는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림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앞 교차로에 이어 경남은행 교차로에 설치될 회전교차로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거창군청 누리집 ‘군수에게 바란다’에서 한 학부모는 “교통이 원활해지는 것을 위해 보행자의 안전을 담보로 삼아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라며 “(경남은행 앞) 회전교차로 계획을 철회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거창군은 아림초등학교 앞 회전교차로는 보류시켰으며, 경남은행 앞 사거리 회전교차로의 경우 버튼식 횡단보도 등 안전시설물을 보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한 회전교차로? 운전자의 배려가 핵심
  2018년, 행정안전부는 회전교차로가 있는 도로에서 통행시간이 31%, 교통사고가 49%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완전히 숙지하고 실천했을 때의 결과다. 먼저 운전자들은 회전교차로에 진입할 때 낮은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을 경우 보행자에게 양보해야 한다. 또, 회전교차로 진입 시 먼저 회전교차로에서 회전하고 있는 차량에 양보해야 한다.
  이러한 규칙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안전하고 빠른 회전교차로가 되는데, 거창의 경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실제 회전교차로에 나가보면 보행자가 차량이 멈추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또, 먼저 진입한 차량이 회전하고 있는데도 늦게 진입한 차량이 끼어드는 경우도 많다.
  깜빡이를 켜지 않아 교차로 내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처럼 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잘 모르는 데다가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아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들에게만 온전히 맡겨선 안돼
  특히, 일각에서는 운전자들에게 모든 의무를 맡기지 말고 거창군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전교차로로 인해 교통 체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회전교차로 개설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거창경찰서와 거창군이 ‘선진 교통체계’라며 서둘러 도입했던 ‘비보호 좌회전’ 역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며 결국 철회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거창군이 먼저 운전자들에게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알린 뒤 교통사고 위험이 줄어들면 회전교차로를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거창군 관계자는 “운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홍보를 하고 있다.”라며 “계획된 회전교차로가 대부분 이미 개설된 만큼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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