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도시락 먹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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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도시락 먹어봤습니다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2.08.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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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아이들이 먹기엔 부적절한 듯’

한들신문은 3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함께 급식으로 나온 함·치·까 도시락을 먹어봤다. 해당 도시락은 거창 내 지에스(GS) 편의점에서 구매했다.
  도시락에 붙어져 있는 라벨에서 눈에 띄는 것은 나트륨의 양이었다. 해당 도시락에 포함된 나트륨은 956mg으로, 성인 1일 권장량(2,000mg)의 48%, 청소년 하루 권장량(1500~1800mg)의 53~65%에 달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짠맛이 강했다.
  같이 도시락을 먹은 학부모 ㄱ씨는 “배를 채우는 것 이외에는 기대할 게 없다.”라고 평가했다.

지침에는 ‘지역 농산물 소비’, 그러나 ‘거창산’은 없어
  경상남도 먹거리정책과의 시행지침(2022년 우리 아이 건강도시락 시범사업 시행지침)의 목적을 보면, ‘취약계층과 맞벌이 부모 자녀들이 이용하는 초등돌봄교실 방학 중 도시락 제공으로 지역 농식품 판로 확대’라고 적혀 있다.
  해당 지침의 추진 방항도 ‘로컬푸드 소비촉진 및 친환경 농산물 활용으로 농식품 유통 다양화’, ‘수요자 중심의 안전하고 영양 높은 도시락 제공으로 학생 성장발달 및 돌봄시간 연장 등 학부모 만족도 제고’, ‘사회적기업과 협력하여 지역 우수농산물 소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거창의 경우 편의점 도시락이 제공되다 보니 거창산 농산물이나 친환경 농산물이 전혀 쓰이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 에스엔에스(SNS) 등에 항의글 게시
  최근 에스엔에스에는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항의글이 이어졌다. 학부모 ㄴ씨는 “초등학교 돌봄 교실에 도시락이 제공된다고 해 엄마로서 너무 반가웠다.”라며 “아이를 보내고 나서 도시락에 뭐가 나오는지 궁금해 아이에게 물어봤더니 편의점 도시락이라고 해 깜짝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선한 야채는 찾아볼 수 없고 영양 불균형에 화학물질까지, 그것도 한 달 내내 먹인다고 한다.”라며 “학교 재량 껏 운영할 수 있도록, 적어도 공장표 도시락을 먹이진 않도록 운영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ㄷ씨는 “수제 도시락집이나 인근 식당과 계약해 점심을 제공하는 줄 알았다. 먹거리 안전이 중요한 시대인데, 1·2학년 학생들에게 한 달 내내 공장 도시락은 못 먹이겠다.”라며 “제발 각성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거제시는 자체 사업 추진
  거제시는 2020년 시범사업으로 ‘우리 아이 건강 도시락 지원사업’을 자체 추진했다. 시는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농업인 등과 협업해 로컬푸드 도시락을 공급했다.
  특히, 천연 조미료, 국내산 고기, 로컬푸드 활용, 친환경 용기를 통해 건강한 도시락을 먹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시의 시도가 ‘저출산 극복 우수사례’에 선정돼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이 도내 전체로 확산시켰다.
  거창군의회의 한 초선 군의원은 “경상남도의 예산 부담률이 10%가 안되는데 여기에 휘둘리다 보니 로컬푸드를 활용한 건강한 도시락 제공이 안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경남도의 지침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자체적으로라도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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