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오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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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오지석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2.09.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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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농업 기술직 채용 증가를 위해 급여가 현실화됐으면 좋겠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81년생 오지석입니다. 고향은 거창으로, 위천면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서 위천초등학교와 위천중학교 그리고 현재 아림고등학교인 거창종합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농기계센터에서 일을 하다가 현재는 LS 거창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농기계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제가 고등학교때 기계과를 전공하여 3학년 2학기에 창원에 있는 공장에 생산직으로 취업 실습을 나가게 됐었습니다. 졸업 후까지 약 7개월 정도 공장 일을 경험했는데 틀에 잘 짜인 일정과 생활이 ‘나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에 생산직을 그만두고 연고가 있던 대구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매형이 농기계 대리점 일을 하고 계시던 친구분을 소개해주며 군대 특례병을 추천해줬습니다.
  보통 젊은 친구들이 농기계 관련 일을 잘 안 하려고 하다 보니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군대를 가지 않는 대신에 기술직 근무를 하는 ‘특례병’을 구한다고 합니다. 특례를 들어가면 자기가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는 것도 안 되고 사장이 자르고 싶어서 자르는 것도 안 되기 때문에 사업장에서도 신중하게 뽑고 일하려는 사람도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당시 일자리를 찾던 제게는 군대도 가지 않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군대 특례로 3년간 농기계 수리 대리점에서 근무를 하게 된 게 첫 시작이었습니다.
  일을 1년간 배우고 특례를 시작한 초창기에는 생각보다 일이 너무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 3년만 하고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농기계 일은 농기계가 필요하고 자주 쓰이는 ‘농사 철’에 맞추어 사계절 중 봄과 가을이 제일 바쁘고 한 여름과 겨울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특례 기간 동안 일하면서 그 생활에 완벽 적응하니 막상 특례를 다 보내고 나서도 다른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같은 회사에서 약 5년간의 근무를 마치고 국제 농기계, 동양 농기계, LG 농기계 회사 등 몇 군데를 거쳐 약 17년간 근무해 오다가 2017년도에 대리점 간판을 걸게 되었습니다.

Q> 오랫동안 이 일을 하시면서 겪으신 일들이 많을 것 같아요.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A> 위에서 살짝 언급한 것처럼 농기계 일은 시간적인 일정에서 큰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봄·가을이 제일 바쁘고 돈도 되지만 반대로 여름·겨울은 여유가 있는 대신 돈이 안됩니다. 
  기계를 수리하기 위해 출장을 가게 되면 할머님, 아주머님들, 아저씨들이 참 반가워해주시는데 저는 그때가 참 좋습니다. 특히나 할머니들은 “죽은 내 시어머니가 살아돌아온 것만큼 반갑다!”라고 해주시기도 합니다. 농촌에서 가장 중요한 농기계가 고장이 나면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그저 논두렁에 앉아서 저만 기다리시는데, 제가 가면 아주 반가워해주시고, 막 먹을 것도 주시고 그러십니다. 
  그런 반김과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순간이 참 좋아서 농기계 일을 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거창에서 살면서 느끼신 장단점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장점은 아는 사람이 많다는 거예요. 제가 거창 토박이니까 자연스럽게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제가 기계를 판매하기가 수월합니다. 그냥 동네 형님처럼, 동네 아저씨처럼 지내는 분들에게 기계 판매를 말씀드리기도 좋고 좁은 지역사회다 보니 한 다리 거쳐서 소개를 받거나 소개를 해 달라 하기도 좋고, 사람을 연결 시켜달라고 하기도 좋아 영업이라는 일을 하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네 친구가 많다는 것도 좋습니다. 친구가 많으니까 뭐 기분이 좋을 때, 기분 안 좋을 때 술 한잔 먹기가 참 좋죠. 어디 외지에 나가서 생활하면서 모르는 사람들이나 거기에서 친해진 친구들과도 먹을 순 있겠지만 그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이런 면이 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조금만 잘못하게 되면 저희 아버지에게까지 안 좋은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그리고 나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실수하지 않게 조금 더 조심하고 긴장을 잘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청년 관련해서 바라시는 정책이나 희망 사항이 있다면?
A> 제가 하는 일이 사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자본이 충분하지 않죠. 그래서 아무래도 농기계 관련해서 바라는 점들이 있습니다.  
  농지의 감소를 막기 위해서 <절대 농지>라고 지목돼 있는 게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농기계나 농자재 이쪽으로는 공장을 지을 수 있게 풀어주는데 거창은 그게 안되고 있어요. 지목 변경 규제가 조금 완화됐으면 좋겠고 농기계를 사는 사람 말고도 농기계 관련 일을 하는 사람 위해서도 규모를 보고 개인 사업에게 줄 수 있는 지원 사업, 보조 사업 같은 게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직원 채용 시 기술직 급여에 비해 수령액이 낮아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 직원을 구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더 많이 채용될 수 있도록 급여가 현실화됐으면 좋겠습니다.

Q> 지금 하고 계시는 모임 활동이나 취미 활동이 있다면?
A> 몇 군데 모임 활동에 대한 권유를 받았었지만 저는 지금 따로 모임을 나가거나 취미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농기계 일 외에 하고 있는 게 있다면 아버지가 농사짓고 계시던 농지 중 일부를 저에게 주셔서 논을 가꾸고 벼심고 거두는 일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시고 계시는데 이게 제 취미라면 취미 활동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좀 더 능력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취미로는 코로나 시국에 있었던 마스크 나눔이나 쌀을 사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거나 아니면 제가 농사지은 쌀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드리는 방식의 봉사활동입니다. 그리고 2종 소형면허에 도전해서 바이크 중에 <두카디 디아벨 1,198.4cc모델>을 타고 한번 달려보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코로나 때문에 개업식을 못하고 지나갔어요. 조금 더 상황이 좋아진다면 개업식을 열어서 제 농기계 전시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식사도 하고, 간단한 상품을 놓고 경품 추천 같은 것도 하며 개업식 행사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땅을 임대해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돈을 더 모아서 시설도 더 잘 해놓고 직원도 더 뽑아서 제 사업장을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다를 좋아해서 바닷가 쪽으로 여행을 가는 편인데 제주도는 가봤지만 아직 강원도를 못 가봤습니다. 거창에서 제주도를 가는 것보다 강원도를 가는 게 더 먼 것 같아요. 태백산이나 강원도 쪽 여행을 가서 동해바다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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