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장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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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장상규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3.04.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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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멈추지 않고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들신문 기자로 근무했던 25살 장상규라고 합니다. 대학생활 제외하고는 계속 쭉 거창에서 살았고요. 지금은 석사 과정 중이라 매주 진주시를 오가고 있습니다.

 

Q) 기자로 근무하게 된 계기는요?

A) 원래 전공은 축산학이었습니다. 전공이 농업과 관련되다 보니 4H나 다양한 농업단체에서 활동했었고, 4학년에는 농식품유통분야 창업을 하기도 했어요. 한들신문 입사 직전 달에는 갑자기 매출이 가파르게 올라서 이거 괜찮은데?”라고 생각도 했었지만, 돈과 별개로 유통이 크게 적성에 맞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정리하고 거창으로 돌아갈까?”라고 고민하던 중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어요.

한들신문 강서희 기자님이 인턴 기자 해보지 않을래?”라고 권유해 주셨고, 고민하는 일주일 동안 거창에 계신 많은 분이 저를 설득해 주셨어요. 한동안 싱숭생숭하던 마음에 비수가 딱 꽂혀서 졸업 앞두고 휴학하고 거창으로 돌아오게 됐죠.

작년 4월 입사해서 인턴기자로 근무하며 영상이나 카드 뉴스를 만들기 시작했고, 기사를 조금씩 쓰다가 10월부터는 취재기자로 본격적으로 기자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한들신문 창립기념일에 신청자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상규씨
한들신문 창립기념일에 신청자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상규씨

Q) 기자를 해보니 어떠셨나요?

A)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많이 알고,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있었어요. 직접 기자가 되니 정말 많이 뛰어야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느꼈습니다. 일 생기면 먼저 현장에 도착해야 하고, 연관된 사람도 수소문해서 찾아뵙고, 자료 찾는다고 전화를 몇 통씩이나 돌렸는지..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어요.

기자생활을 해보지 않고서는 언제 열을 다해 정보를 찾아볼까란 생각도 들었고, 수집한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이다 보니 제 글에 대한 책임도 무겁게 느껴지더라고요. 직접 겪어보고 기자란 직업에 존경심이 생기게 됐습니다.

제가 거창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잘해낼 수 있었을까란 생각도 종종해요. 함께 일한 직원과 조합원분들은 물론이고, 정말 많은 어른들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비단 기자 일에 녹아드는 것뿐만 아니라 거창이란 곳에 다시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도 이과생, 학부도 자연계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기자는 다른 분야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일종의 징검다리랄까요? 지금은 농업경제학과 석사과정을 다니고 있어요. 이전에는 보고서와 논문과 숫자만 봐와서인지 데이터만 나열하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내는 걸 노력하게 됐어요. 농업경제학도 그런 접근방식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 전에는 인터넷 기사나 신문의 헤드라인만 보고 쉽게 판단했다면, 지금은 꼼꼼히 살펴보는 편이에요. 신문이라는 건 중요도에 따라 배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걸 중요하게 실어야 되는지, 어떻게 정보를 짧고 간략하게 잘 전달할 수 있는지 고심하다보니 습관처럼 다른 신문의 배치와 내용을 살피게 됐네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와 그 간결한 글 전달력을 배우고 나온 것 같습니다.

 

Q) 다시 학업의 길을 택하게 된 이유는요?

A) 저는 지방소멸, 인구소멸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았어요. 농업분야에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주제이고, 한들신문에서도 인구소멸이나 농업분야에 집중해서 기사를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게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도움이 돼서 오히려 공부를 더 하고 싶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습니다.

이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도 정말 많은 분야가 있더라고요. 도시재생, 인문학, 사회과학 등 정말 많았는데, 결국 경제적인 요인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을 했고, 학부시절부터 도움을 받았던 농업경제학과 교수님들과 면담 후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됐어요. 3월에 입학해서 열심히 공부 중에 있습니다.

 

Q) 학업을 다시 시작하니 어떤가요?

A) 아무리 경제학과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수학을 많이 사용하는지는 몰랐습니다. 기사 쓸 때 접근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자연계 학생이긴 했지만, 이렇게 수학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건 수능 이후로 처음이라 당황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고교시절 공부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하나하나 써내려 가는 게 나름 재밌기도 하고, 특히 수학으로 표기하면 복잡했던 것들이 명료하게 설명이 돼서 오히려 편하기도 하더라고요. 앞으로 글보다 수학이란 언어에 더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연구하고 논문을 쓰는 게 석·박사의 본분이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면 또 다를 것 같아요. 곧 논문 주제가 정해지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인 대학원 생활이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거창의 장, 단점이 있다면요?

A) 대학생활을 제외하고는 쭉 거창에서 살아서인지 익숙한 풍경에서 오는 안정감이 좀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농촌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도 거창이고, 뭘 보든 기준 자체가 거창으로 정해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지역사회인 게 오히려 제겐 장점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어른들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왔는데, 이렇게 응원받고 사랑받으며 지낼 수 있는 곳이 거창 말고 또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어요.

단점으로는 교통의 불편함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제가 초·중학교를 다닐 때에도 읍에서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나중에는 결국 거창으로 이사를 가더라고요. 저도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버스 시간 때문에 결국 자취를 하기도 했고요. 버스 금액을 낮춘 것까진 정말 좋았는데, 인구 이동이 많은 시간을 고려해서 배차를 운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면에서 주거하며 읍을 오가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좀 필요하지 않겠나 싶어요.

 

Q) 청년정책으로 바라는 것이 있나요?

A) 전에 청년포럼에서 제가 발제를 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군과 청년과의 소통이 크게 없었다고 느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요. 이 소통이 일회성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 유지·발전되었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을 위한 공간 형성에 있어서도 누구나 와서 쓸 수 있게끔 만들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단기적인 사업을 위해 청년과 모여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거창군이 앞으로 그려갈 장기적인 미래를 청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어떤 것이 거창군에 가장 잘 맞는 것이고 지향하는 미래인가가 먼저 그려져야 할 것 같아요. 거창에 맞지 않는 형태의 건물, 공간, 창업 형태들에 너무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공연장에서 기타 치고 있는 상규씨
공연장에서 기타 치고 있는 상규씨

Q) 취미생활이 있다면?

A) 예전부터 기타 치는 걸 좋아했고,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게 취미입니다. 그중에서는 사진 찍는 걸 제일 좋아해요. 4년 전부터 지방소멸을 주제로 사라져 가는 동네나 농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농업경제학과로 진학한 만큼, 거창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지역갈등이나 농촌관광 형태, 여성인구 유입, 소도시 기업 실태 등 다양한 주제가 오가고 있는데, 열심히 갈고닦아 거창군에 다시 들어와 잘 정착하는 게 앞으로 계획입니다.

작년 한들신문 창립기념일에는 <내 인생 가장 젊은 날>이라는 주제로 사진을 찍어드렸었는데, 너무 반응이 좋아서 올해도 마리면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어드리기로 했어요. 또 웅양면 하성 지역에 있는 14개 마을들을 경상국립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기록하기로 해서 기대 중입니다.

기타도 어렸을 때는 정말 열심히 쳤었는데, 사실 칠 시간이 없어서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서만 치고 있거든요. 계속 안 치다보니까 손가락이 굳어서 이젠 잘 못 치겠더라고요. 이걸 회복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장상규 기자였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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