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은 말한다-생존자·체험자들의 반세기만의 증언_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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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은 말한다-생존자·체험자들의 반세기만의 증언_33
  • 한들신문
  • 승인 2023.11.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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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한인섭 교수

···210호에 이어서

그 분이 경찰하다가 총리실에 근무를 했어요. “나한테는 사실대로 얘기하라라고 해서 (그 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을 해줬지요. “이 집을 나가면 안되니까 나가지 말라라고 합니다. 신시범 씨 부인이 들어와서 마음 푹 놓고 자고, 아까 그 사람은 우리 비서하다가 총리실로 갔다.” 그래서 (자는데) 새벽에 문을 두드리길래, 신중목 씨 그때 처음 봤어요.

  “너 거창서 왔자? 이리와. 따라와.” 방을 돌아서 제일 깊은 방으로 가서 주의를 시켜요. “니가 말 잘못하면 큰일 난다. 그리고 너를 잡으려고 거창경찰서에서 지령이 와 있어. 그러니까 절대로 이 집을 나가지 마라.”

  그래서 자초지종을 얘기하니까 그 놈들도 밥 먹고 사는 놈인데, 대한민국 국민을, 양민을 죽였다는 건가?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여기서 푹 쉬고 있어라.” 이틀이 지났는데 소식이 없어요. 하루 종일 기다리는 거야. 신문 봐도 없어요. 이상하고 불안하죠. 김영무 형이 누구도 믿지 마라했거든요. 그러고 신원서 왔다는 얘기 하지 말고, 어디서 물으면 내 친동생 김철수라고 해.”

총리실 비서, 서민호 의원 비서에게 설명

  그래 밖에 나와 보니까 학생들이 시가지 행사를 하니까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그래요. 방송에도 안 나오고, 신문에도 안 나오고. 거기서 보수동까지 걸어왔어요. 거기가 도청 앞이에요. 다방이 있더라고요. 날은 춥고 떨리기도 하고 해서 올라갔더니 다방에 사람이 모여 있더라고요.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한사람이 자꾸 쳐다보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거창서 왔다, 김철수라고 했지요. 감자를 구워서 나를 주길래 그걸 하나 먹고. 전라도 말을 써요. 가만 보니까 인정이 땡겨요. 그 사람이 거창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던데, 소문 못 들었냐라고 물어봐요.

  이게 누구냐면 서민호 밑에 비서관이 있고, 비서가 있는데, 비서예요. 자기는 보성에 있는 서민호 의원 비서를 하고 있는데, 없는 사람을 위해서 일한다, 신중목 씨하고 다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오후 5시쯤 되었는데 필요하면 오라고 하더라고요. 전찻길을 걸어오다 보니까 나도 모른느 사이에 따라갔어요. 그래서 한길가에서 구두로 서민호 비서한테 알린 겁니다. 그때에 연필을 내서 자기가 메모를 했습니다. 10분 동안 했습니다. “서민호 의원이 이걸 알라고 지시를 했는데, 알 길이 없다.” 이겁니다.

  헤어지고 중앙동에 나가서 국수를 하나 사먹고, 그길로 신시범 씨 집을 다시 갔어요. 그때는 신중목 의원이 계셨어요. 그때는 거짓말을 했어요. “우리 사촌형이 이철규인데, 거기 갔다 왔어요.” 그 얘기를 하면서 (신중목 의원이) “거창 이야기를 알아보니까 자네 이야기가 맞네. 나한테도 사람들이 붙었다. 전시라서 군인들이 국회의원을 개취급한다. 나도 은근히 겁이 난다. 나한테 맡겨 두면 내가 알아서 하겠다. 정의를 위해서 내가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침에 나오는데, 신중목 씨 비서라고 방 비서가 나와서 메모를 했습니다. 그 사건 경위를 설명해주고 메모를 하고, ‘(집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또 돈을 주는 거예요. 메모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신중목 씨에게 전했습니다.

  이튿날 저녁에 자고, 사촌형 집에 가고 싶은데, 사촌형수가 뻣뻣해요. 그래서 그냥 잤는데, 이튿날 아침에 신문장사가 있어서 신문을 사 보니까 서민호 의원이 발표를 해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국회가 발칵 뒤집힌 거예요. 신문에 나니까 신중목 씨가 누구보다도 놀란 거예요. 저녁에 신중목 씨가 들어와서 노발대발하는 겁니다. “이 큰 사건을 누구한테 알려가지고 되겠느냐라고. 그래서 저는 의원님을 믿고 의원님에게 알리고 한건데, 이틀이 지났는데도 얘기가 없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서민호 의원을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한 겁니다.”

  인지는 신중목 의원이 먼저 했고, 발표는 서민호 의원이 한 건데, 신중목 의원은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비공개 회의를 요구했습니다. 정치권에서 문제가 되고 그래서 그냥 넘어 가서는 안되는 거다. 누구도 믿을 수 없으니 국회조사단을 구성하자는 것으로 접근이 된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이 아침저녁으로 회의를 해서 한 열흘 정도 걸린 겁니다. 서민호 의원이 화가 나서 외인 클럽에서 발표를 한 것 같습니다.

  이거는 헌병대 송찬봉 씨한테 들은 겁니다. 그 사람이 영도다리에서 만나자고 해서 만난 겁니다. 그 뒤에 육군본부에서 외사촌형이 그 날짜에 헌병대에 투서 식으로 한 겁니다. (외사촌형의 투고는) ‘내가 들은 바에서 거창 신원면 어디어디에 양민이 죽었다는데 알고 있는가하고 반문을 한 겁니다. 그러니까 상대방이 오늘 들었다. 사령관에게 보고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 겁니다. 사촌형이 알린 정보가 1호고, 헌병대에서 다른 루트로 안 정보, 두 개가 최경록 사령관에게 보고가 된 겁니다.

  헌병대에서 장교 세 명을 비밀리에 급파시켰습니다. 현지 확인을 하고 사진을 다 찍어서 왔습니다. 그게 유일한 사진인데. 그게 아마 김영무 상사에게 하나가 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살아 있는 것은 덤으로 사는 겁니다.

 

거창사건 알리고 다시 고향으로

Q)신시범 씨 집에 얼마나 있었죠?

  한 열흘 있었습니다.

Q)신중목 씨가 국회에서 329일인가 발언을 했는데요.

  225일에서 3월 그 전에 신중목 씨 찾아가서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고, 한 열흘 정도 이야기를 안했어요. 그래서 서민호 의원 비서한테 이야기한 게 발단이 된 겁니다. 그래서 알려진 것이고. 내가 부산에서 우왕좌왕하는 중에 김영무 상사가 헌병대에 투서 및 확인을 하고, 최경록 사령관이 현지에 파견을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것이 국회에서 발표를 하기 전입니다. 그 얘기는 김영무 형한테 들은 겁니다.

  그때에 부산진 세무서에 가면 홍영옥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이 사람이 범일동에서 결혼을 하고 살 때인데, 선배 집을 찾아가니까 이 사람이 진심으로 보호를 해 주면서, “빨리 부산을 떠나라.” 서민호 의원하고 신중목 의원하고 엄상섭 의원이 홍영옥 씨하고 알았던 모양입니다. 그때 그 사람 말에 의하면 거창 신원면 출신으로서 법무사가 있었는데, 도청에 투서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320일경 되어서 부산에서 대구에 도로 갔습니다. 그때 올라오니까 영무 형님이 안 계세요. 그때 군인이 소령인지 중령인지 모르겠는데, 그 분이 보니까 나중에 박정희 대통령이에요. 그 분이 김영무 상사 동생이라면서? 앉아.” 그래 몇 마디를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이리저리해서 여동생하고 나하고 기적적으로 살고, 형을 만나러 오니까 형이 별로 도와주지도 않고 그럽니다. 그러니까 박 대통령이 웃어요. 그 양반이 아무리 급해도 정신만 차리면 돼그래요. 나중에 보니까 형이 박 대통령한테 얘기했을까봐 전전긍긍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밤에 비로소 외사촌형 집에 가서 밥을 얻어 먹고, 형수가 고깃국도 끓여주고 해서 오랜만에 밥 같은 밥을 얻어먹고, 검문소에 얘기해서 군 트럭을 타고 거창까지 잘 왔어요. 거창에 내리는데, 여관집 주인이 나보고 하는 말이 너는 죽었다고 하더니 살았냐?” 하더라고요. “빨리 들어와라그래서 해장국을 얻어먹고 얘기를 들으니까, 길거리 나가면 애들 다 군대가고 그러니까 있어라. 영무 형이 너 어디 갔다 왔느냐고 하면, 몸이 안좋아서 육군병원에서 치료 받고 왔다.”라고 얘기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고, 누이동생을 만나니까 (얼굴이) 반쪽이 되었어요.

▶212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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