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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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괴물
  • 한들신문
  • 승인 2021.02.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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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엄마 전나래(naraeyeyo@naver.com)

아이가 걷기 전까지 엄마가 아이를 안아줘야 할 일이 많다. 아이의 몸무게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엄마의 육체적 고통이 늘어날 수 있다. 또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늘어날 수 있다. 아이들은 세상을 탐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이런 때에, 부모는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마의 스트레스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어쩌면 가능한 한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요구가 과하지 않을 때가 많다.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려고 대치되는 상황에서 부모의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부모들의 스트레스가 늘어나면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다그치게 된다. 부모는 소리를 지르면서 느낀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육아의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 부모 본인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10단계 부모들의 일상이다.

액체괴물(슬라임)을 만드는 것이 유행하는 때가 있었다. 우리 기관에서 액체괴물을 만들고 싶은데 엄마가 집에서 만드는 것을 반대한다고 안타까워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대리 만족을 느끼기 위해 유튜브로 다른 아이들이 액체괴물을 만드는 영상을 계속해서 보는 아이들도 상당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마음껏 만들어보고 그것을 가지고 느끼고 생각할 때 생성되는 에너지가 교육의 힘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늘 하고 있던 나는 먼저 인터넷으로 대형 풀과 친환경 물감을 주문했다. 철물점에 가서 비닐 소재의 천을 사서 마당에 깔고 주문한 풀과 물감, 그리고 종이컵과 젓가락으로 만들고 싶은 만큼 액체괴물을 만들어보는 날을 열어주었다. 사실, 집 안에서 액체괴물을 만드는 것을 허용하는 일은 부모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다. 물감과 풀이 뒤섞여서 여기저기 달라붙은 것을 청소하는 일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일이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 보자. 아니,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이들과 대치되는 상황에서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허용적인 마음가짐을 가져보자. 샤워하면서 물감을 가지고 마음껏 놀게 한 다음 욕실 물청소를 한다면, 부모의 스트레스를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끈적끈적한 액체괴물이 옷에 묻는 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에 스트레스는 크게 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 수가 많을 때는 야외에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만 있을 때는 화장실을 이용해서 액체괴물을 마음껏 만들도록 하였다. 마음껏 무언가를 한 아이들은 심적 갈증을 덜 느낀다. 이것이야말로 교육의 힘이다. 아이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게 해 주는 힘이다. 결국, 육아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도전하는 엄청난 과업이다. 아이들을 잘 키우는 일은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을 억누르기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는 것이다.

10단계의 부모이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나에게 질문을 하고 내가 답변을 드릴 때가 종종 있다. 이런 분들의 기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남겨 놓으려 한다. 혹여 나의 글을 읽고 궁금증이 생긴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주저하지 말고 질문해주시길 바란다. 질문한 주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연구해보자.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육아를 통해 성장해가는 부모가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naraeyey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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