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전쟁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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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전쟁의 그늘
  • 한들신문
  • 승인 2022.04.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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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시골에 살다 보면 도시보다 훨씬 자주 접하는 게 하나 있다. 녹색의 자연환경도 그중의 하나지만 좋지 않은 쪽으로 볼 것 같으면 도시보다 배 이상 많이 접하는 것, 바로 로드킬이다. 고양이나 개 등이 제일 많긴 하지만 고라니, 삵, 심지어 수달까지 차에 치여 죽어 있던 걸 본 적이 있다. 죽음을 자주 접하다 보니 죽음에 대한 성찰의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으나 동물의 죽음 자체에서 오는 안타까움은 금할 길이 없었다. 
  예전에 황석영 씨가 쓴 무기의 그늘이란 소설을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베트남 전쟁 중 베트남 청년의 삶과 죽음을 한국 군인의 무관심한 시선으로 그렸던 작품이었는데 전투보다는 후방에서 이루어지는 게릴라전, 선전전 등을 실감 나게 묘사해 베트남 민중들의 항쟁과 희생, 그리고 전쟁의 아픔을 잘 표현했던 소설이었다. 항쟁 도중 어쩔 수 없었던 베트남 주인공의 죽음을 작가는 무관심한 한국 군인의 시선으로 덤덤하게 표현했고 오히려 그것이 그 죽음을 더 안타깝도록 느끼게 만들었다. 
  이러한 소설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지금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직도 지구에서는 많은 곳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만큼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제일 피해를 보는 것은 뭐라 해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이다. 생활 기반 자체가 완전히 파괴되고 있고 불행히도 이 전쟁이 빠른 시일 내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쪽에 있는 우리 역시 이 전쟁의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당장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수출하는 밀의 양이 전 세계 교역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밀가루 값이 올랐고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던 해바라기씨유, 카놀라유등의 각종 식용유 값이 폭등했다. 특히 밀을 포함한 옥수수 등의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 지역의 극빈층이 식량을 구입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더 많은 기아 사망자를 배출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축산 농가에서도 그렇지 않아도 오르고 있던 각종 사룟값 인상에 부채질을 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많은 축산 농가의 도산이 우려된다. 전쟁의 종식을 위해서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압박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제재 수단이 많지 않다.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하자고 미국이 주장하고 있지만 독일의 경우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가 전체 수입 천연가스의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이를 수입금지하는 것은 자국민의 어려움을 두 눈 뜨고 모른 체하는 것이니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 

  제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는 우크라이나이다. 일상생활 자체가 파괴되었고 특히나 점령지에서는 짐승보다 못한 능욕을 당하고 학살 대상이 되어 버렸으니 이보다 더 처참한 상황이 어디 있으랴. 푸틴은 분명한 전쟁 범죄자이며 전후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전쟁으로 인해 전 지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쟁이 빨리 종식되어야 우리가 처한 어려움도 빨리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려고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가 파괴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쟁에 지지의 뜻을 보내주고 그들의 처지를 단순히 남의 나랏일로 간주하지 말고 내 이웃의 일처럼 생각하고 그들이 행복해져야 지구가 행복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사를 대한다면 더욱 행복한 지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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