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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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수현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2.05.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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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귀농을 통해 고향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작년에 귀농해서 고제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25살 이수현이라고 합니다. 올해 대학교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영농기술을 배우고 익히면서 경험을 쌓고 있는 중입니다.  

Q> 어떻게 거창으로 귀농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A> 저는 고향이라고 할 장소가 없을 만큼, 한 군데 오래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대구, 구미, 경주, 포항, 청주 등 여러 도시에서 있었습니다. 거창으로 오기 직전에는 대구에서 계명대학교를 다니며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예전에 거창에 잠깐 있었을 때, 알게 된 어머니의 지인분께서 사과밭을 소개해 주시어 구경을 왔다가 ‘내가 귀농을 하게 되면, 가족이 모일 수 장소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귀농’에 관심 갖고 알아보니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을 통하면, 저렴한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원을 받아 과수원을 매매하게 되었고 급하게 농사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Q> 급하게 결정하신 만큼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귀농하신 후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A> 작년에는 사과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다니고 있던 학업도 병행하고 정착을 위한 집을 짓는 것까지 같이 하다 보니 정말 정신없이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몸이 여러 개 있었으면 싶었어요. 
  작년에 첫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많이 걱정했던 것이 ‘내가 만들었는데, 내가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하는 부분이었어요. 
  그런데 걱정했던 것에 비해서 사과를 받으신 분들께서 모두 “괜찮다!” 얘기해 주셔서 보람을 느끼고 그에 더 부응하고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배울수록 부족했던 부분들이 보이고, 시야가 넓어지더라고요. 농사에 관해 하나둘씩 새롭게 배우고 바로 실천하는 것이 꽤 재미있어요. 이제는 자연스럽게 시계를 안 봐도 고개를 들어 해를 보면 ‘대충, 지금 몇 시겠구나’라는 감각도 생겼습니다.
  학업 같은 경우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주에 2번 정도만 학교를 오가면 되었어요. 졸업까지 학점이 얼마 안 남았기도 했기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강의를 들으며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지금 살고 계시는 집을 직접 지으셨다고요? 직접 짓게 되신 계기와 집 소개를 해주세요.
A> 제가 학생 때부터 알바를 많이 했었는데, 그때 건설 현장에도 자주 다녔어요. 현장에서 오래 일하신 친한 삼촌과 함께 기초 터부터 원하는 설계대로 밭 옆에다가 직접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직접 집을 시공하니 인건비를 줄이고 자재를 좀 더 좋은 것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추위를 많이 타셔서 단열쪽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아무래도 해발이 있다 보니 겨울에 ‘춥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오히려 너무 덥더라고요. 장점이자 단점이 되어버렸습니다. 
  저희 집 앞쪽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다 보니 방문하시는 분들께서 펜션같이 잘 지었다며 칭찬을 해주십니다.

Q> 거창에서 지내시면서 ‘청년’ 관련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A> 저는 아무래도 청년을 위한 영농 교육을 비롯해 영농 지원 사업들이 좀더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현재 교육을 듣고 있지만 농업에 대해 기반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작년에는 귀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농대학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과거에 기술센터 지도사분이 기본 내용을 한번 쭉 훑어서 가르쳐주신 덕분에 어느 정도 알게 되었지만, 지금 녹색 대학은 여러 강사님들이 각자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내용을 따라가는 데 있어 어려움도 있습니다. ‘기반 없이 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인원들의 입장을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는 게 제 바람입니다. 
  또한 농기계 지원 사업의 경우는 한번 수혜를 받으면 5년 정도가 지나야 사업을 신청할 때 점수가 배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해당 사업에 선정되어 방제기를 구입할 때 지원을 한 번 받았다면, 5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점수가 감점된 채로 평가를 받게 되는거죠. 
  저처럼 완전히 처음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그런 ‘기회를 조금 더 확대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라는 그런 희망 사항이 있습니다.

Q> 요즘 관심 있는 분야나 취미활동이 있으신가요?
A> 농사기술을 배우고 익히느라, 거창 내에 어떤 모임들이 있는지, 어떤 명소가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청년 활동 같은 게 있으면 한번 참여하고 싶기는 해요. 
  그리고 제가 동물을 좋아해서 몇 달 전에 강아지를 한 마리 분양받아서 키우고 있어요. 종은 보더 콜리(Border Collie)로 이름은 ‘이루’입니다. 이루랑 매일 산책하며 놀아주는 게 요즘 제 취미 생활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앞으로 2025년까지는 사과 품질을 향상하는 것과 사과 마이스터(명장)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같은 품목을 3년 이상 농사를 해야만 특별전형으로 마이스터 과정을 신청할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현재 거창군에서는 미래형 사과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하나의 사과나무 뿌리에 축(지주)을 늘려 자라게 함으로써 초밀식 재배를 할 수 있게 하는 2축형, 다축형 사과원의 조성과 관리법 등에 대해서 교육하고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사과수형은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앞으로는 축을 늘려 기계를 도입시키려는 과정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나무의 키를 낮출 수 있게 되어 노동력을 절감하고 햇빛을 가장 많이 받는 고품질 사과를 재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미래형 사과원 조성 사업을 지금 거창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 3기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향후에는 이 사업을 통해서 미래형 사과원을 조성하려고 하고 있으나, 아직은 계속해서 공부하고 익히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은 시설 재배의 경우 스마트팜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노지에서도 스마트팜을 시도해 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측량 장치나 센서를 설치하여 과수원의 정보를 조금 모아보고자 하고 있는데, 조금씩 정보가 축적되면 대응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나 번거로운 과정들을 줄이고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비,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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