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Christmas(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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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Christmas(2020)
  • 한들신문
  • 승인 2022.12.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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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빌라 생활재활교사 정진호

오늘 아침, 출근길이 무척 추웠습니다. 며칠 사이 빠르게 날이 추워질 거란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갑자기 겨울이 될지는 몰랐지요. 지난가을이 실감할 새 없이 지나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쩐지 아쉽기는 합니다. 내일은 더 춥다는데 따뜻한 옷을 꺼내야겠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쉬운 감정에 마음이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겁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자비 없는 찬바람이, 차에 오를 때마다 얼마쯤 열이 오를 때까지 달달 떨게 되는 몸이, 양손을 감싸 쥐면 따뜻한 온기가 맞닿은 손 사이로 전해지는 느낌이 좋습니다. 겨울! 겨울입니다. 겨울이 왔습니다.
  며칠 전, 제가 일하는 월평빌라에 사는 아저씨 한 분이 교회 성도님들과 크리스마스트리 설치하는 데 다녀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나가다 군청 앞 로터리 주변으로 트리가 세워지는 걸 구경하기도 했고요. 오늘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서는 아파트 어느 집 창문 너머로 반짝이는 조명을 보았습니다. 요 며칠, 이렇게 불쑥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일 년의 마지막 달을 맞으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봅니다.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았을 때 그렇지 않은 적이 드뭅니다만, 올해는 특히 순간순간 기쁜 일이 많았습니다. 뜻을 좇아 하는 일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고, 거창에 살면서 함께하는 친구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그렇지요.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이유, 겨울이 설레는 이유도 다르지 않습니다. 가만히 떠올려 보는 이미지 가운데 함께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맛있는 음식을 가운데 두고, 따스한 조명 아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저는 그런 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분위기를 한껏 살려 줄 캐럴 같은 음악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듣고 싶은 플레이리스트, 좋아하는 콘텐츠로 소개하는 나의 한 해’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로 했는데, 뚝 떨어진 온도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이어져 여기까지 왔습니다. 떠오르는 것도, 소개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언제든 필요할 때 들으려고 만들어 두었던 플레이리스트 중에서 이번에 쓸 만한 게 있을까 싶어 뒤적거리다 ‘Happy Christmas(2020)’
라고 이름 붙인 하나에 눈길이 갔습니다. 절묘하게 이어진 여러 상황이 거기에 닿은 모양입니다.
  (2020)이라고 친절하게 괄호까지 달아 놓은 것을 보니 기억납니다. 2년 전 이맘때쯤 만든 것이겠네요. 그때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한 곡 한 곡 찾아다 차곡차곡 추가했던 것 같고, 다 만든 후에는 여기저기 링크 보내며 공유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자연스럽게 연말 인사 전하기 딱 좋은 구실이지요. 다 들으면 총 36곡, 1시간 54분이나 됩니다.
  이 플레이리스트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를 만들어 글을 읽는 여러분과 나누려 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 들어요. 그리고 각자 꿈꾸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립시다.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저마다 마음속에 그리는 어떤 사람도 함께이겠지요?

  얼마쯤 예상할 수 있고, 매년 반복되며, 약간 촌스러운 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매번 새로울 필요 있나요? 이대로도 좋으면 좋은 그대로 또 돌아올 것을 아는 게 오히려 기쁜 일이 아니던가요? 
  춥지만 포근한 겨울, 감사하는 마음으로 충만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Happy Christmas(2020)’ 플레이 리스트
‘Happy Christmas(2020)’ 플레이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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