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전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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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전이솔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3.03.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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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다양한 직업과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거창에서 태어났고 올해 23살이 된 전이솔이라고 합니다. 지금 ‘케빈커피로스터스’라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계기는요?
A> 어릴 적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면서 밥에 대한 갈증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혼자 밥을 먹을 때 조금 더 신경 써서 예쁘고 정성스럽게 차려서 먹기 시작했는데 그것으로 포만감과 동시에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는 혼자서 불을 사용하기 어려우니까 샌드위치 같은 음식부터 만들었어요. 좀 커가면서 요리책을 찾아보고 재료를 사서 제 손으로 직접 요리하고 예쁘게 담아서 그걸 사촌 동생한테 갖다 주거나 할머니에게 갖다 드렸어요. 제가 만든 음식을 나눠 주면 그 음식을 보고 ‘예쁘다’며 맛있게 먹어 주는 걸 보면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향이 좋은 음식을 좋아해요. 어릴 때는 할머니 따라다니면서 믹스 커피를 마실 때도 있고 아메리카노도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는 하루 한 잔은 마셨던 것 같아요. 
  카페를 가면 예쁜 디저트랑 커피가 나오면 그것만 봐도 기분이 좋잖아요? 그리고 특히 커피에는 다양한 향이 존재하니까 어떤 커피에서는 사과 맛이, 다른 커피에서는 체리 맛이 날 수도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그렇게 커피향이 좋아서 다양한 커피를 찾아보게 됐고 도시에 전문적으로 로스팅을 하는 카페를 찾아가면서 좋은 커피를 맛보고 향도 느끼는 것을 즐기다 보니 커피를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도시가 아닌 농촌 지역에서는 로스팅을 직접 하는 로스터리 카페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마침 제가 사는 지역에 로스터리 카페가 생겼고 그곳에서 먼저 일하고 있던 지인의 소개로 지금 이곳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좋아하는 일을 직접 하게 되니 어떤가요?
A> 여기가 전문적으로 커피를 하는 곳이다 보니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정직원들이 꾸준히 공부하여 커피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고, 덕분에 저 또한 커피 식견이 넓어졌어요. 예를 들자면 이전에는 제가 생각했던 커피 세계가 ‘거창’이었다면 이제는 ‘경상남도’ 정도로 넓어진 느낌을 받아요.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커피에 대해 공부할 게 아직 방대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커피가 좋아서 일을 시작한 것도 있지만, 일단 음식을 만들고 예쁘게 장식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지금 직장은 저에게 최적의 장소예요. 디저트를 예쁘고 맛있게 만들고, 손님들한테 제공할 때도 예쁜 접시에 예쁘게 가지런히 놓는 그 과정들이 다 제가 좋아하던 일들이기 때문에 일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요.
  카페에서 일하다 보면 커피를 매일 접하긴 하지만 직종이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손님을 대하는 것도 신경 써야 합니다. 또 디저트도 직접 만드는 것까지 업무라서 바쁜 날은 아예 커피를 내리지 못하는 날도 있어요. 그럴 때는 쉬는 날 카페 교육실에 나와서 혼자 커피를 맛보고 향도 맡아보면서 저의 미각과 후각을 훈련하는 연습을 합니다. 또한 다른 카페들과 다르게 일반인들도 저희 카페 교육장에서 국내 바리스타 자격증 교육 및 국제 SCA 커피협회 교육을 이수받을 수 있고, 자격증 또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카페에서 직접 일을 해 보니 커피 한 잔을 손님들에게 전하기까지 보이지 않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 카페의 큰 장점이 좋은 원두를 직수입하고 직접 로스팅을 하고 적절한 온도와 압력으로 추출하는 과정까지 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는데, 손님들에게 “저희가 이렇게 커피에 진심입니다.”라고 널리 알리고 싶어요.

Q> 거창에서 느끼는 장·단점은요?
A> 거창은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서 좋습니다. 공기가 맑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도시에 가 보면 사람들이 엄청 빨리빨리 움직이잖아요. 큰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가 ‘우르르’ 복잡하게 몰려다니는 걸 보면 답답해 보입니다. 그런데 거창에선 그런 답답한 일상보다는 여유가 느껴집니다. 천천히 그리고 급하지 않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라서 좋아요. 
  대신 거창의 단점은 아무래도 문화, 여가 시설의 인프라 부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청년으로서 바라는 점은요?
A> 거창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계속 시도하려는 게 보여요. 거창에 청년들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사실상 직업군이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다양한 직업군의 청년이 거창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일자리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해요. 시장에 있는 ‘청년몰’이 그런 점에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요식업 외에도 다양한 직업군의 청년을 지원해 주면 더 좋겠습니다. 
  또 아까도 말했지만 청년들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취미 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하는데 그것을 위한 여가 시설, 문화 공간이 없는 것 같아요. 뭔가 하나 배우고 싶은데 선택지는 하나뿐이어서 어쩔 수 없이 그곳으로 가야만 하는 게 아쉽습니다. 

Q> 취미생활은 무엇인가요?
A> 원래 좋아하던 취미를 지금 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 여가를 보낼 시간이 없어요.(웃음) 쉬는 날에는 가게에 나가서 커핑을 하거나 아니면 커피 관련 책을 읽으며 커피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지금 저는 카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커피’와 ‘디저트’에 관한 것으로 일상이 가득 차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계획은 커피와 디저트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하고 제 기술을 늘려서 맛과 향 등 품질이 높은 음료와 디저트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잡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집중하게 되는 디저트가 하나씩 생깁니다. 디저트를 만든 지 지금 6개월 조금 넘었는데 공부를 하고 만들어 볼수록 보완할 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뭐가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이 부분이 조금 보완이 되면 더 맛있게 만들어질 텐데’가 하나씩 보이니까 도장깨기 하듯이 재점검에 들어갔다고 해야 할까요? 베이킹이라는 게 재료에 조금의 오차가 있으면 맛이 확 달라지거나 식감이 바뀌기도 하고, 오븐도 같은 온도를 맞춰도 컨디션에 따라 그 결과물이 조금씩 달라지는 등의 변수가 많아서 현재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꽂혀 있는 건 치즈케이크예요. ‘어떻게 하면 더 촉촉하면서 치즈 본연의 맛도 살리고 치즈의 질감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엄청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점점 완성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은데 더욱 완성도 높은 맛있는 치즈케이크를 만들고 싶어요. 

수제로 직접 만드는 버터크림라떼와 치즈케이크
커피를 연구하고 연습하는 카페 교육실 내부 모습
커피를 연구하고 연습하는 카페 교육실 내부 모습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모습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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