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차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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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차명조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3.03.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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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외국인과도 문화 교류 및 소통을
잘하는 거창이 되면 좋겠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국승강기대학교에서 외국인 학생들의 입학과 생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95년생 차명조라고 합니다. 

Q>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요?
A> 학생 때 꿈이 한국어 교사였어요.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따서 우즈베키스탄에서 2년 동안 교사 활동을 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회계 쪽에 관심이 생겨서 회계 자격증을 취득했었습니다. 자격증 덕에 한국도로공사에서 보상 서류 계약이나 서류 검토 그리고 민원인 응대 등의 업무를 3년간 했어요. 그러다 지금 직장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 교사를 할 당시에는 제가 성적을 매기는 선생님이었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성적을 확인합니다. 또 학생들이 입학원서와 한국어학당 지원서를 제출하면 현지어나 영어로 번역된 서류를 받는데, 그런 서류를 검토하고 부족한 서류를 갖추어 완성시키는 것은 도로공사에서 했던 계약 업무와 비슷해서 기존에 제가 가졌던 직업들과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학교에 있는 학생들 대부분이 우즈벡 학생인데, 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2년 동안 살면서 배운 문화와 언어가 학생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지금 하는 일의 특징이 있다면?
A> 업무를 하기 전에는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생활을 도와준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업무를 하고 보니 외국인 학생들의 등록금 납부, 수강 신청, 학생들 생활, 병원, 비자 업무 등 전반적으로 학교의 모든 외국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되어 업무 반경이 넓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오는 연락을 받거나, 학생들에게 공지사항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에는 제가 학교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칙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외국인 학생들에게 공지를 할 때는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찾고, 오탈자가 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그래서 항상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특징인 것 같아요.
  저는 외국인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이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도와주려고 해도 학교의 교칙을 따라야 하다보니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도와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과 학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가장 중립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내려고 노력합니다. 학생들도 제 노력을 인정해주고 감사 표현을 해줘서 일의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또, 학생들이 저에게 의지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 저와 누나, 동생, 언니, 동생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대학교지만 업무를 하다보면 학생들을 만날 일이 별로 없는데, 외국인 학생들과 인사와 안부를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일을 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Q> 일을 위해 준비하신 게 있다면?
A> 따로 준비한 건 없었지만, 지금은 러시아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학교에 베트남어, 러시아어를 쓰는 학생들이 많은데 베트남어는 처음 하는 언어라 배울 엄두를 못 내겠고, 러시아어는 우즈베키스탄이 있을 때 접했던 언어예요. 학생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저에게 좀 더 익숙한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Q> 거창에 살면서 느끼는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 저는 뮤지컬이나 전시를 보기 위해서 일부러 연차, 휴가를 내서 가거든요, 그런데 보러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타지로 나가야 되는 게 저에겐 큰 단점이에요.  
  거창에서는 공연의 횟수도 적은데, 좌석 수가 적어서 티켓팅하기 힘들어요. 전시도 지역 작가의 작품 위주로만 진행되어서 다양한 전시를 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장점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원래 큰 건물들과 가로, 세로의 직선들 그런 거대한 공간미가 있는 도시를 좋아해요.(웃음) 다만 다른 군에 비해서는 즐길 게 많은 것 같아요. 약간 미식가들도 많은 것 같고 커피집, 디저트 집도 많고 새로 생기고 없어지는 것도 많고 프랜차이즈도 많습니다. 

Q> 청년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나요?
A> 청년과 관련된 정보를 당사자인 청년들이 잘 알 수 있게 홍보를 다양하게 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거창은 정보가 되게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청년 정책이나 청년 관련된 사업이 나오면 직접 알게 된 게 아니라 다 여기저기서 들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같이 청년 정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이런 청년 정책이 있다’라는 걸 좀 잘 알 수 있어서 오히려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거창으로 주소를 옮기는 경우가 많아요. 또, 외국인 학생들은 우리 대학을 통해 거창에 대해 알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그 학생들이 ‘거창은 재미가 없다’‘거창을 빨리 벗어나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좀 안타까워요. 그래서 군에서 거창에 온 학생과 외국인을 잡을 수 있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어요. 
  거창이 지금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잖아요. 많은 청년들이 거창을 떠나고 있지만 그만큼 외국인분들이 많이 들어와서 요즘에 보면 주택가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살기도 하고 길거리 지나다녀도 외국인이 많이 보입니다. 심지어 스카이시티나 마트에 외국 식재료를 파는 아시아 코너가 생길 정도예요. 이런 외국인 청년이나 외국인에 대해서 군에서 뭔가 해주는 게 없다고 느껴지거든요. 다문화센터에서도 열심히 노력해주고 있지만 군에서도 어떤 외국인이 많은지 파악하고 그들의 문화를 군민에게 소개해 주고 외국인과 우리 군민들이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어요.
  또 외국인 학생들이 거창군에 있는 공원이나 시설들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대학생들도 거창의 식당은 잘 알지만 체육시설이나 청년 관련 시설을 잘 알지 못해요. 그들을 위해서 관광지뿐만 아니라 평상시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안내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상상생활문화센터에서 한 달에 한 번 플리마켓을 하잖아요? 거기에 만약, 외국인 학생이나 손재주가 좋은 외국인 친구 아니면 우리 학교에 있는 학생들이 뭔가를 해서 팔면 좀 더 다양해지잖아요? ‘이런 시설이 있구나’, ‘ 여기도 플리마켓 하네?’, ‘나도 해볼 수 있네!’라는 생각이 들도록 외국인 학생들과 그들의 문화가 연결되면 좋겠어요.

Q> 하고 계신 취미가 있다면?
A> 취미는 한 2개월 단위로 변해요. 어떤 때는 저녁 산책을 하고 어떤 때는 헬스장에 열심히 나가고 어떤 때는 그림을 그리고 어떤 때는 공부를 하곤 해요. 요즘 취미는 ‘젠탱글’입니다.
  여행을 하다가 깨달은 건데 결국 패턴은 어떤 것의 반복이더라고요? 그래서 ‘반복된 게 쌓여서 하나의 예쁜 작품이 나온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다음에 ‘아, 나도 어느 정도 반복적인 삶을 살다 보면 아름다운 패턴이 되어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패턴>을 좋아하게 됐는데 젠탱글이 바로 그런 거더라고요. 선 하나하나 그리고 점 하나하나를 반복해서 그냥 찍다 보면 어느 순간 하나의 예쁜 그림이 완성돼 있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올해는 작년에 해보지 않은 더 많은 취미를 발견해서 취미의 다양성을 갖고 싶달까요?(웃음) 
  또 업무적인 계획이라면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거창에 와서 계속 다른 도시랑 비교하고 ‘갈 곳이 없다’, ‘여기 뭐 시골이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학생들에게 제가 느낀 거창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어요.
  학생들이 어차피 거창해서 살아야 되고 자기 나라를 떠나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자기가 머물던 도시가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 곳이었는지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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